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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지난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당시 앞다퉈 발의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들 법안은 지난해 말 정기국회에서 통과까지도 점쳐졌으나 최근 쟁점법안, 선거구 획정 등 현안에 밀려 폐기될 위기에 놓여있다.
4일 국회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는 롯데 그룹 사태를 계기로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일명 '롯데법' 3건이 계류 중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소유지분 공시 및 정보공개 대상이 국내 계열사로 한정돼 있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같은 경우 광윤사, L투자회사 같은 일본 내 계열사 지분 내역은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일본 내 계열사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혐의가 최근 확인됐다. 일본계열사가 총수 일가와 관련없는 '기타주주'라고 공시하며 자료제출 의무를 피해온 것. 그러나 공정위가 1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을 비롯한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는 광윤사, 롯데홀딩스 등 일본에 36개사, 스위스에 1개사 등 총 37개의 해외계열사를 지배하고 있었다.
롯데그룹의 허위공시 혐의가 포착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는 '2016년 업무계획'을 통해 대기업 총수에게 해외계열사 현황 공시의무를 부과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대대적으로 '새 칼'을 빼 든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지난해 이미 추진키로 했던 내용이다.
지난해 8월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자 공정거래위원회와 새누리당은 당정협의를 열고 해외계열사 정보를 공개하도록 공정거래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법안은 소관 상임위인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발의했다. 김 의원의 개정안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재벌총수에 대해 해외계열사 소유지분 현황, 주식소유현황 등을 공시를 의무화했다. 해외계열사를 통해 국내계열사를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것이다.
자료제출을 거부하거나 허위자료를 제출했을 경우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는 현행법 제재수준을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하는 내용도 담았다.
야당 의원들도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당정안이 재벌총수 1인에 한정하고 있는 것에 비해 규제 대상을 총수일가까지 포함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낸 동명의 개정안에는 총수일가 보유 해외법인에 대해 의무공시는 물론 재벌대기업이 내부적으로 자체규범을 만들고 이를 반드시 공시하도록 하는 '지배구조내부규범' 조항이 신설됐다. 내부규범에는 △회사의 이사회의 구성과 운영 △임원의 전문성 요건 △임원의 성과평가 및 최고경영자의 자격 등 경영승계 등 원칙과 절차가 포함되도록 했다.
신학용 국민의당 의원이 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역시 총수 일가 해외 계열사 소유 현황을 공정거래위원회에 보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들 법안은 정무위에서 지난해 11월 한달 동안 4차례에 걸쳐 법안소위에 상정됐으나 이렇다 할 논의도 이뤄지지 않은 채 표류해왔다. 특히 한계기업의 워크아웃을 돕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한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일몰 연장, 대부업 최고금리 인하를 담은 대부업법 개정안 등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12월부터는 상임위 안건으로도 오르지 못했다.
현재 총선을 두달여 앞두고 2월 임시국회가 소집된다 해도 상임위가 열릴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19대 국회가 끝나면 계류된 법안들은 모두 폐기된다. 공정위가 밝힌 신년 업무계획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20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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