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가 된 상도동계…JP·MB·文 정파불문 애도행렬(종합)

[the300]김종필 "신념의 지도자" 김무성 "나는 정치적 아들"…각계 조문 이어져

2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 김 전 대통령 영정이 놓여 있다.(사진공동취재단) 2015.11.22/뉴스1
향년 88세로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 빈소에는 22일 이른 오전부터 정계와 일반을 가리지 않고 조문객이 몰려 한때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전직 대통령을 애도했다.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에 차린 김 전 대통령 빈소엔 그와 함께 시대를 풍미한 원로 정치인부터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 등 정파를 불문하고 조문이 이어졌다. 특히 상도동계로 불리는 김영삼계 정치인들이 상주를 자처하며 장례에 적극 나섰다.

김 전 대통령이 오전 0시22분께 서거, 상도동계 정치인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오전 2시30분 병원에 도착해 사실상 첫 조문객이 됐다. 오전 4시경부터 분주히 마련된 빈소엔 아침이 되자 소식을 듣고 찾아온 조문객들로 붐볐다.

상도동계인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큰 별이 졌다"며 애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YS의 정치적 아들을 자처하며 상주 역할에 나섰다. 김 대표는 이날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빈소를 찾아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를 이룬 전도사이자 문민정부를 연 대통령"이라며 "재임 중 누구도 흉내내지 못한 개혁과 업적을 남긴 영웅"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고인 영정 앞에 절하며 흐느꼈고 상주인 고인의 차남 현철씨 손을 잡고도 눈물을 보였다. 김 대표는 5일간의 조문기간 동안 빈소를 지킬 계획이다. 김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에 창립멤버로 참여, '상도동계 막내'로 정치를 시작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 대변인은 "김 대표가 장례기간 국회 주요 회의를 다녀오는 것을 제외하면 빈소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YS 오른팔'로 불렸던 최형우 전 장관은 거동이 불편한 가운데도 조문하고 오열하면서 보는 이를 숙연하게 했다.

정치적 라이벌도 애도의 뜻을 밝혔다. 김종필 전 총리(JP)는 휠체어에 앉은 채 침통한 표정으로 조문하고 고인에 대해 "신념의 지도자로 국민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김 전 총리는 1987년 대선 당시 김영삼, 김대중 후보와 대통령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노태우정부 말 김영삼 대통령과 함께 '3당 합당'을 이뤄 민주자유당이란 보수정권연합을 탄생, 이를 바탕으로 1993년 대선에서 김영삼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전직 대통령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직접 빈소를 찾았다. 이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의 상징으로 민주화의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생전의 김 전 대통령과 첨예하게 대립했던 '정적' 전두환 전 대통령은 애도 성명을 내고 "근래 언론 보도를 통해 병고에 시달린다는 소식은 듣고 있었는데 끝내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한데 대해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은 야당지도자이던 YS를 가택연금했고 YS는 23일간의 단식투쟁으로 맞서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도 각각 보도자료를 내고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보도자료를 내 고인을 추모했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전화로 유가족을 위로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은 함께 빈소에 조문했다. 이밖에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정세균 의원, 안철수 의원 등이 조문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빈소를 찾는 등 오후 5시 현재 약 2000명의 조문객이 다녀갔다.

김현철씨는 김종필 전 총리를 만나 "(부친이) 2013년에 입원하셔서 사실 말씀을 잘 하진 못했는데 붓글씨로 '통합'과 '화합'이라고 썼었다"고 소개했다. 현철씨가 "평소에 안 쓰시던 것인데 무슨 의미입니까"라고 물었지만 김 전 대통령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후 자신의 글씨를 가리켜 "우리가 필요한 것"이라고 짧게 말했다고 한다.

그 이후 김 전 대통령은 건강이 악화돼 간간이 나누던 필담도 하지 못할 정도가 됐다. '통합'과 '화합'은 사실상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전한 마지막 말인 셈이다. 이날 조문한 김부겸 전 의원 말처럼 사회에 굵직한 의제를 던지는 데 능했던 고인의 마지막 메시지란 점에서 듣는 이들에게 울림을 줬다.

한편 서울 동작구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자택 주변은 이날 인적이 드문 가운데 일부 유가족과 경호진이 분주히 움직였다. 퍼스트레이디(영부인)였던 손명순 여사는 오전 9시45분경 집을 나서 빈소로 향했다. 맞은편 집 이웃은 애도의 뜻으로 태극기를 조기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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