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빈소 나와 맞은 정치인 4명…어떤 인연이길래

[the300]정계 수백명 문상…서청원·이종걸·이회창·김무성만 접견실서 맞아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부친인 유수호 전 국회의원의 빈소가 마련된 대구 중구 경북대 병원 장례식장에 조문 온 서청원 의원을 맞이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의 부친인 유수호 전 의원의 상가에 수백여 명의 정계인사들이 대거 조문을 왔다. 이들 가운데 유 의원이 빈소를 나와 접견실까지 함께 자리를 한 인사는 단 4명. 이들은 모두 유 의원과 정치적으로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서청원 '원조친박' 한솥밥…지난해 전당대회서 지지보내

유 의원의 처음으로 빈소를 나와 맞은 인사는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이다. 현재는 각각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 박근혜)로 입장을 달리하고 있지만 과거 이들 인사들은 원조친박으로 고락을 함께 했다.

이미 오래전 각자의 길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7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유 의원은 김무성 대표와 맞붙은 서 최고위원을 지지했다. 지난 6월 국회법 개정안 파문으로 친박계에서 유 의원의 원내대표직 사퇴를 압박했을 때도 서 최고의원은 유 의원에 대한 공격을 자제했다.

이날 문상 자리에서도 서 최고위원은 "오늘 문상이 친박과 유 의원의 화해를 해석할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 의원과 친박은 갈등한 적도, 갈등할 이유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친박 인사들이 대거 문상을 온 것에 대해 "그동안 긴밀한 관계였고, 정치행보도 같이했다"며 확대 해석을 꺼렸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부친인 유수호 전 국회의원의 빈소가 마련된 대구 중구 경북대 병원 장례식장에서 조문 온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애기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원내협상 파트너 이종걸…"2대째 고통" 뼈 있는 발언

다음으로 유 의원이 맞은 인사는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다. 야당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유 의원이 빈소 밖까지 나와서 맞이했다.

이 원내대표는 유 의원이 원내대표 직을 사퇴하기 이전까지 법안 및 국회일정 관련 호흡을 맞췄다. 당시 친박 진영에서 유 의원을 규탄했지만 이를 앞장서서 반박한 것이 이 원내대표다.

8일 밤 빈소를 찾은 이 원내대표는 "2대에 걸친 슬픔을 보니 감회가 깊다. 2대에 걸친 고통에 대해 가해자는 말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유승민 부자가 각각 박정희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시절 핍박을 받은 것을 꼬집은 것. 유 전 의원은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1년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면서 '4·27 개표조작 사건' 당사자에 유죄판결을 내렸다. 같은 해 반정부시위를 주도했던 당시 부산대 총학생회장이었던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석방시켰다. 이듬해 유 전 의원은 재임명을 받지 못했다.

유 의원 역시 국회법 개정안 파문으로 결국 원내대표 직을 사임했다. 이후 유 의원과 뜻을 같이하는 대구 지역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 설이 퍼졌다. 박 대통령은 유 의원 상가에 근조화환을 보내지 않았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9일 오전 대구시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유수호 전 국회의원의 빈소를 찾아 상주인 유승민 의원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이회장, 유승민 정계입문 스승 "朴대통령, 유승민 끌고가야"

조문 이틀째인 9일 오전 빈소를 찾은 이회창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 총재 역시 유 의원과 자리를 함께 했다. 유 의원은 지난 2000년 이 전 총재가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 발탁, 정계 입문했다. 이 전 총재가 대선 후보로 나선 16대 대선에서 유 의원은 캠프의 핵심 브레인으로 활동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총재는 "박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유 의원 같은 정치인을 끌어안고 가야 한다"며 유 의원을 직접 응원했다. 그는 또 "박 대통령이 유 의원에게 배신의 정치라고 하는 모습을 TV에서 보고 깜짝 놀랐고 가슴이 아팠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가 9일 오후 대구시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유수호 전 국회의원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상주인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어깨동무를 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 뉴스1
◇김무성 '순망치한'(脣亡齒寒)…"대통령 위해 (둘 다) 열심히 했는데"

유 의원이 마지막으로 빈소 밖에서 맞은 인사는 김무성 대표다. 김 대표와 유 의원은 원조 친박이지만 박 대통령과 관계가 소원해진 이른바 '탈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로 호흡을 맞추며 공무원 연금개혁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유 의원에 대한 사퇴압박이 거세질 무렵 김 대표가 유 의원의 사퇴를 종용하면서 다소 소원해지기도 했다.

정계 일각에서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며 유 의원이 사퇴하면 이후 친박계의 공격의 화살이 김 대표에게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국민공천과 관련해 김 대표에 대한 친박계의 공세가 계속됐고, 지난달 유 의원은 "김대표가 버티면서 도움을 요청하면 도울 생각이 있다"며 "현행 당헌·당규 상 전략공천을 할 수 없다는 김 대표의 해석이 맞다"고 김 대표의 우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날 김 대표는 유승민 의원과 자신을 가리키며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 참 열심히 했는데…" 라며 자조섞인 말을 하기도 했다. 이어 "유승민 의원은 새누리당의 중요한 자산이다. 유 의원이 어려울 일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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