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역사교과서 관련 국회 앞 플래카드에 대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14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 의원들은 전날에 이어 역사교과서 국정화 공방을 이어갔다.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과 북핵 방어태세, 통일문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대응전략 등은 '국정화' 이슈에 밀려 심도있게 논의되지 못했다.

이날 여당 의원들은 주로 현재 역사교과서가 좌편향됐다고 지적하며 조속히 왜곡을 바로잡을 것을 주문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획일적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역사를 왜곡하고 국민분열을 부추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은 "2050년도에도 대한민국이라는 국호가 존재할 수 있을지 심히 염려된다는 어느 노학자의 독백이 새삼 가슴에 와닿는다"며 "좌편향된 역사교육의 문제점에 대해 각계에서 지적이 있어왔고, 역사교과서는 국정교과서로 가야된다는 주장을 해온바있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검인정 교과서의 안보부분을 보면 '건국지도자 폄하사례', '반미의식 조장 등 6·25에 대한 편향적인 내용 서술', '북한 체제에 대한 편향적이고 호의적인 서술', '국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등 문제가 있다"며 "이와 같이 편향된 역사교육은 군에 입대한 장병들에게 우리가 싸워야할 북한에 대해 의식적 혼란을 불러일으켜 대적관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한 청소년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미국이 가장 안보에 위협을 주는 국가로 나왔다"고 우려했다.

같은 당 영창영 의원은 재외동포용 역사교재의 문제를 지적했다. 양 의원은 "재외동포 2세, 3세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역사수업 교재 내용을 보면 과연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나라에서 만든 교재가 맞는지 의심가는 부분이 한두군데가 아니다"라며 "조선 총독부 사진과 데라우치 총독 사진이 3·1운동 주 사진으로 돼있고 3·1운동 의의와 유관순 열사 내용도 하단부에 비중없이 실려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나쁜짓을 저지른 사람으로 표현하고. 6·25는 단지 남북의 이념대립으로 전쟁이 발발한 것으로 돼 있다"며 "재외동포 자녀들은 올바르지 못한 역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부모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황교안 국무총리는 "해외동포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교과서에도 많은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 재외동포 청소년들이 자랑스러운 정체성과 자긍심을 갖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교훈과 지혜를 줄 수 있도록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백군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안보를 위협하는 건 북측 도발뿐아니라 다른 것도 있다. 이념전쟁 역시 국가 안보의 심각한 위해요소"라며 "국정화 논쟁으로 sns상에 현재 발행되는 교과서 관련 괴담이 도는 등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우리 아이들이 배우고 있습니다'라는 문구의 새누리당 현수막을 언급하며 "아베 정권의 왜곡이 심각하다. 총리도 왜곡에 반대하시죠? 어제 국회 앞에 걸린 플래카드다. 이거야말로 심각한 왜곡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왜곡한 게 사실이라면 이걸 승인한 박근혜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며 "일본의 아베 정권과 다름 없게 역사를 왜곡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교과서 국정화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황 총리는 "지금 사용되었거나 사용되고 있는 교과서에 그런 내용들이 담겨 비판 없이 수용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며 플래카드 문구가 왜곡됐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헌법재판소에서는 국정교과서보다 검인정교과서가 다양한 교육, 창의성 교육을 할 수 있다고 했다"며 1968년 2차 국정교과서가 5·16쿠테타를 혁명으로 기술하고 4·19의거의 계승이었으며 발전이라고 명시한 점을 지적했다.

이에 황 총리는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지만 현재 교과서는 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며 "또한 사법기관에서 하는 것이 역사적평가의 모든 것은 아닐 것이다. 그 부분을 분명히 할 수 있는 집필진을 구성해 충분한 논의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