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 안되는 최고위원회의, 또 고개숙인 문재인

[the300]유승희 비난한 이용득에 경고했지만…지도부 언행에 골머리

김성휘,김승미 기자 | 입력 : 2015.07.24 10:06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5.7.24/뉴스1

새정치민주연합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된 이용득 최고위원이 2월16일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유승희 최고위원. 2015.2.16/뉴스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4일 유승희·이용득 최고위원이 지난 22일 회의 도중 고성을 주고받은 데에 "매우 유감"이라며 "최고위원들의 품격을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복되는 문 대표의 경고에도 지도부의 언행 문제가 거듭되면서 제1야당의 체면은 이미 땅에 떨어졌다는 평가다.

문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최고위원회의는 당의 얼굴이고 국민이 지켜보는데, 최고위가 당의 지지를 떨어뜨리는 일까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는 "최고위원 말과 행동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며 "최고위 폐지라는 혁신안은 최고위를 보는 국민 평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이용득 최고위원에게 경고한 것이다. 앞서 22일 유승희 최고위원이 공개회의는 물론, 이어진 비공개 자리에서 정봉주 전 의원 사면을 거듭 주장하자 이 최고위원이 발끈했다. 유 최고위원이 회의시간을 너무 많이 차지한다는 볼멘소리였지만 전부터 쌓인 갈등이 폭발한 결과다. 유 최고위원은 최근 문 대표에 반발해 회의에 20여일 불참했고 복귀하는 날도 문 대표를 공개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를 해당행위로 규정하는 등 두 사람 사이 냉기가 감돌던 중에 또 '충돌'한 것이다.

이와 관련 이종걸 원내대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위압적 방법으로 (의견) 표출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위압적 방법'이란 유 최고위원에게 반말로 쏘아붙이는 등 거칠게 나온 이용득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고위원들의 언행때문에 문 대표가 고개를 숙인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최고위원회의에선 당내 소통을 문제삼아 주승용 최고위원이 최고위원 사퇴의사를 거듭 밝히고, 정청래 최고위원이 공개석상에서 '공갈사퇴'라고 발언해 주 최고위원이 즉각 퇴장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같은 자리에서 유 최고위원은 '봄날은 간다'란 노래를 불러 비판 받았고 결국 다음 회의에서 유감을 표명했다. 이용득 최고위원은 그런 유 최고위원을 강하게 비난했다. 최고위원회의는 '봉숭아학당' '콩가루집안'이란 소리를 들었다.

특히 이 최고위원은 선출직이 아니라 지명직 최고위원이다. 때문에 그를 지명한 문 대표가 더욱 곤혹스런 처지다.

지적이 이어지자 이 최고위원은 몸을 낮췄다. 그는 "문재인 대표 말씀 새겨듣고, 이종걸 원내대표의 유감 표명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며 "어쨌든 드릴 말씀은 생략하고 시원한 정치가 되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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