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평가해 등급기준에 따라 입학 정원을 축소하는 내용의 '대학구조개혁법'을 두고 교육계 입장이 팽팽하게 갈렸다.
교육부가 칼자루를 쥐고 획일적인 지표로 대학을 퇴출하는 법이라는 반대 목소리와, 정부가 선제적으로 대학 수를 조정해 지방 대학의 고사 위기를 막을 수 있는 법안이라는 찬성 목소리가 맞섰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7일 오후 국회에서 '대학평가 및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대학구조개혁법) 공청회를 열고 교육계 의견을 수렴했다.
대학구조개혁법은 교육부의 대학 평가에 따라 대학의 입학 정원을 감축하는 '정부 대학구조개혁평가'의 근거를 담은 법안이다.
정부는 학령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대학 입학 정원을 선제적으로 감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입학 정원을 기준으로 오는 2023년이면 대학 정원은 56만명이 돼 고졸자 40만명에 비해 16만명 가량 초과하게 된다. 정부는 4월 임시국회에서 대학구조개혁법 처리를 주문한 상태다.
이날 공청회 진술에 나선 교수와 연구자들은 법안의 필요성과 대학 평가 방식, 구조개혁 방안을 두고 상이한 의견을 폈다.
김병주 영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부의 대학 평가 결과에 따라 대학별로 입학 인원을 차등 감축하는 법안을 통해 대학의 경쟁력 유지하고 지역 균형 발전 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와 같이 '시장원리에 따른 정원 감축'에만 대학 정원을 맡긴다면 부실 대학이 퇴출될 가능성이 낮다는 설명이다.
반면 임재홍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는 해당 법안이 오히려 대학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 교수는 "학생 등록금을 주 수입으로 하는 대다수 사립대에서 입학 정원을 줄일 경우 운영경비도 줄어 인건비 등이 떨어지면서 교육 질도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실대학 퇴출을 유도하기 위해 스스로 퇴출하려는 학교법인에게 잔여재산을 공익법인이나 사회복지법인에 출연하는 방식으로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 내용도 찬반이 갈렸다.
박경미 홍익대 수학과 교수는 "대학 스스로 구조개혁에 나설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며 "한시적으로라도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사학법인들에게 잔여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은 특혜"라며 "사립대학들이 '자발적 퇴출'을 선택해 사실상 영리시설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해 비영리성을 기본으로 하는 고등교육체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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