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찹쌀떡' 유승민, 청·정·여·야 4대 과제 해법은

[the300]새 원내대표 새누리, 확 바뀐다…경제정책 '진앙지' 될까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5.02.02 17:40
유승민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와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5.2.2/뉴스1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개혁'을 내세운 유승민 의원이 2일 예상밖 큰 승리를 거두면서 정국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유 원내대표가 민심을 바탕으로 변화에 드라이브를 걸면 당청관계, 정책기조는 물론 당내 결속과 대야당 관계에 파장이 일 전망이다.

최대 변화는 당청관계에서 나타날 조짐이다. 유 원내대표는 경선과정에서 여당이 정부정책 전반에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혀 왔다. 순항 여부는 정책, 특히 경제와 세제 분야에 달려 있다. 유 원내대표는 줄곧 박근혜정부의 핵심기조 격인 '증세없는 복지' 슬로건에 문제를 제기했다. 국민들이 사실상 증세로 느끼고 있는데 정부만 "증세가 아니다"고 말해봐야 국민들은 거짓말로 느낀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원유철 정책위의장과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금은 세금 올리기도 어렵고 기존 복지혜택을 줄이기도 쉽지 않아 충분히 논의하겠다는 것"이라며 "다만 '증세 없는'이라는 기조에 묶이면 담뱃세 인상, 세법 개정 등이 증세가 아니라고 해야 하는 답답한 상황에 빠지므로 기조를 좀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세금을 못 올린다면 복지도 어느 수준(에서) 동결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국민에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했다. 증세 없는 복지를 고수해 온 기존의 정부 입장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다.

정책기조를 둘러싸고 당청관계가 변화하면 당 결속에도 영향을 끼친다. 지지율 하락 등 가뜩이나 악재를 만난 박근혜 대통령이 여당 의원들의 '변화' 욕구를 확인한 만큼 정국 해법에 원내지도부의 역할을 상당 부분 인정하거나 최소한 당 의견을 경청하는 모습으로 접점을 찾으려 할 수 있다.

반대로 당청이 파열음을 낼 경우 친박 등 일부가 원내지도부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이번 경선 결과가 친박계에 상당한 위기감을 던졌다. 

이처럼 취임과 동시에 시험대에 선 유 원내대표는 '찹쌀떡'같은 당청 공조를 강조했다. 유 의원의 '쓴소리'를 겨냥, 상대후보 이주영 의원이 "콩가루 집안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자 "제가 찹쌀가루가 돼서 찹쌀떡같은 공조를 이루겠다"고 응수한 것이다. 후보자 토론회 도중 유 원내대표가 이같이 말하자 장내에선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유 원내대표는 또 "친박·비박 구도는 인정할 수 없다"며 "제가 한번도 친박이 아니라고 생각해본 적 없고 더 중요한 것은 당이 깨지면 국민들로부터 더 비난을 받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여당이 제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는 발언의 행간에서 쉽게 감지됐다. 그는 정부와 청와대가 정책협의를 강화하는 데엔 "소통부족을 알고 있다는 뜻"이라 긍정 평가했지만 "의례적인 회의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에 과감한 인적쇄신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또 이날 원내대표 경선에 '친박 동원령' 해석이 나오는 데엔 "대통령께서 경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을 걸로 확신한다"면서도 "어찌 보면 작은 문제지만 (대통령 주변에서) 대통령을 보좌할 때 잘 판단해야 할 문제다. 대통령께 부담이 안 되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과제는 야당과 협조 여부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와 상견례는 훈훈하게 마쳤지만 세제개편과 복지재정, 공무원연금 개혁, 자원외교 국정조사 증인채택 등 2월 국회부터 민감한 현안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복지재정에 대해 "야당이 복지에 대해서도 양심적인 이야기를 해야지, 세금 하나만 집어 부자증세라고 하는 데는 쉽게 응하기 힘들다"고 말해 앞으로 치열한 논쟁도 피하지 않겠단 뜻을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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