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보고를 2분안에 끝내 달라고 했는데 왜 말을 안듣습니까." "짧게 보고하는 것도 능력입니다!" "목소리가 안들려요 크게 말하세요!"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대상 국정감사는 호통으로 시작됐다. 효율적인 국감 진행을 위해 기관 증인들에게는 단 2분씩의 현안보고 시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현안보고가 끝나고 1시간 동안은 교문위는 국감 첫질의도 시작하지 못했다. 지난 8일 교육부 국감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한 이유를 두고 '네탓 공방'이 불붙었기 때문이다.

신성범 새누리당 간사는 "교육부 국감에서 자정을 넘기지 않기로 한 여야 간사 합의가 지켜지지 않았다"며 "위원장이 증인에게 본격 질의를 하고 특정 증인에게 무제한 자유발언을 주는 등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교육부 국감은 차수변경을 하고 자정을 30분 지나서야 끝이났다. 여당 위원들은 위원장이 상지대 증인으로 나선 교수에게 자유발언 시간을 주고 청주대 증인에게는 직접 질의를 하는 등 진행이 매끄럽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당시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 등 여당 교문위원 3명은 문제제기를 하며 자리를 떴다.

안 의원은 "국감 10년 동안 처음 이석했다"며 "국감 동안은 화장실도 안 갔던 사람인데 앞으로 상임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그간 설훈 교문위원장은 기관보고에서 장관에게 직접 문제를 지적하는 등 의견을 표시해왔다. 여당 위원들은 이를 두고 '중립을 잃은 진행'이라고 비판해왔다. 이날 안 의원은 "질의를 하려면 위원장직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일갈했다.

야당 위원들은 '효율성'이 행정부 감시라는 본질을 넘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국회 운영의 효율성을 위해 여야 간사가 합의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그런 효율성이 국감의 본질을 훼손할 수 없다"며 "다음날이 공휴일(한글날)이니까 일찍 마감하겠다는 합의를 했다면 간사들이 사과해야 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최대한 국감 시간을 보장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국회를 고집한다면 교육과 문화·체육·관광 분야 법안심사 소위 분리 문제라도 빨리 검토하라"고 여당에 촉구했다.

교문위는 아직 법안심사 소위 구성조차 하지 못했다. 야당은 상임위 계류 법안이 방대한만큼 교육과 문화 분야 소위를 나눠 효율적으로 법안을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여당 위원들은 새누리당 당론을 들어 이를 반대하고 있다.

여야 공방은 1시간여를 끌고 설 위원장의 '유감 표시'로 일단락됐다. 설 위원장은 "적어도 12시 이전에 끝내자는 여야 암묵적 동의에 따라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며 "이 사실이 위원들에게 정확히 전달이 안돼 평상시 질의 수준으로 회의가 진행된 점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