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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강정애 국가보훈부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국가보훈부, 둑립기념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22/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국가보훈부가 '국내민족독립운동기념관'(이하 제2독립기념관)을 당초 추진한 서울 등 수도권 대신 현 독립기념관이 있는 충남 천안에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야당 의원들이 졸속추진을 비판하며 200억원이 넘는 관련 예산에 대해 '전액삭감'하겠다고 나오자 새로운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보훈부는 최근 '2025년도 보훈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국회 측에 제2독립기념관 부지를 충남 천안에 위치한 기존 '독립기념관' 인근도 검토한다는 의견을 밝혀왔으며 정무위가 현재 이 내용을 논의·심사 중이다.

제2독립기념관 건립은 보훈부가 무장투쟁 및 중국에서 활동한 독립운동에 비해 교육, 문화 분야 등 국내에서 활동한 독립운동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이유를 들어 새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내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검토되고 있다.

이 사업에 대해 지난 정무위 국정감사 기간 중 졸속추진 논란이 일자 야당은 일찌감치 예산 '송곳심사'를 별러왔다. 보훈부가 지난 8월 국회에 제출했던 예산안엔 제2독립기념관 예산 내용이 전혀 없었지만 한달 만인 9월에 갑자기 등장했기 때문이다. 보훈부가 새 기념관 추진에 필요하다고 본 예산 규모는 총 245억원이다.

지난 10월 국감에서 민주당,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중점적으로 의문을 제기한 부분은 예산 산출 근거, 충남 천안에 이미 독립기념관이 존재하는데 서울에 왜 또 건립해야는지 등이었다. 당시 보훈부는 A4 2장짜리 사업계획서를 국회 제출하면서 사업 위치를 '수도권 등'이라고 기재했었다.

야당은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부지로 검토됐던 서울 종로 '열린송현녹지광장'에 보훈부가 제2독립기념관을 지으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강정애 보훈장관은 "(제2독립기념관 사업은) 국내에서 독립운동을 한 인사들을 기리기 위해 광복 80주년 사업 검토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과 연관성이 없다"며 부지는 확정되지 않아 향후 서울시 등과 논의할 것 같다는 취지로 답했었다.

이에 이정문 민주당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 "왜 수도권, 그중에서도 서울에 이런 기념관을 추진하냐고 물었더니 보훈부 측이 '천안의 독립기념관 접근성이 불편해서'라고 답했다. 그게 수도권, 서울에 건립을 추진해야 하는 이유인가"라며 "기존 독립기념관이 위치한 곳이 100만평(330만㎡)에 이르는 땅인데 거기에 새 건물을 새로 건립하면 충분할텐데 왜 땅값도 비싼 서울에 하려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국감 이후 충청권에서는 제2독립기념관 건립으로 천안에 위치한 기존 독립기념관의 위상과 상징성이 약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의회는 지난 5일 '제2독립기념관 건립 반대 건의안'을 채택했다. 이에 더해 정무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지난 12일부터 관할 정부부처의 예산안 심사에 돌입한 후 보훈부의 제2독립기념관 사업 관련 예산을 전액삭감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자 보훈부가 기존 입장에서 선회, 천안에 제2독립기념관을 건립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해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정문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정무위 예산 심의 단계에서 보훈부에서 그런 방안(새 기념관 부지를 천안으로 정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란 의견을 비친 것이 맞다"며 "천안에 이미 독립기념관이 존재하니 특별관 형태로 새로 건립하는 형태도 고려해본다는 입장인 것 같다. 아직 확정된 내용은 아닌 만큼 향후 정무위 예산결산심사 소위원회에서 관련 내용을 더 검증하고 논의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보훈부의 제2독립기념관 사업 예산은 이번 정무위 예산심의 과정에서 여야가 첨예한 입장차를 보였던 지점이기도 하다. 보훈부가 부지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해당 사업 예산안에서 여야가 합의에 이르게 된다면 정무위의 내년도 예산안 의결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 정무위는 19일 오후 예산결산심사 소위원회를 연 뒤 곧바로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 예산안을 의결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