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의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해양쓰레기 관리 개선과 어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4.11.19.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그 가족의 명의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비난 글이 올라왔다는 이른바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논란'을 두고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사이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당내에서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무감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친한계는 당원 익명성 등의 이유를 들며 당무감사에 선을 그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당정 화합과 당내 화합을 위해 하루빨리 당무감사를 통해 이 문제가 밝혀졌으면 좋겠다"며 "한 대표 본인은 이 사건에 관해 관여하지 않았다고 이미 밝혔다. 그런데 그 가족들 명의의 글 게시에 대해서는 시원한 해명이 아직 없는 것으로 저는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나 동료 의원을 비난한 것이 포인트가 아니라 한 대표 가족 명의가 도용된 것인지 아니면 사실인지 대해 한 대표가 진실을 말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논란의 대상이 되는 한 대표 가족들이 본인이 쓴 댓글인지 아닌지 밝히기만 하면 되는 일"이라며 "거기에 무슨 어려움이 있고 법률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겠느냐. 당내 논란이 되어 그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당적부의 관리주체인 당 지도부가 당무감사를 하는 건 정당한 권한의 행사로서, 법률 위반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공무원에 대한 징계의 경우에도 수사 진행과는 별도로 자체 조사하고 만약 징계 사유가 있다면 수사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징계한다"며 "우리 당이 자체적으로 조사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왜 외부 수사기관에 의존해 해결하려는 것"이냐고 했다.

당원게시판 논란이 불거진 후 친윤계는 줄곧 당무감사 필요성을 제기해오고 있다. 한 대표가 참석했던 지난 14일 당 의원총회에선 강승규·정점식 의원 등이 당무감사 착수를 촉구했다. 김민전 최고위원도 전날인 1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 면전에 "당무감사를 통해 게시판 관리가 왜 잘못됐던 것인지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의원 등 참석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해양쓰레기 관리 개선과 어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 정책토론회에서 국민의례하고 있다. 2024.11.19.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그러나 국민의힘이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한 당무감사에 착수할 가능성은 현재까지 매우 낮은 상황이다. 당원에 대한 익명성을 보장해야 하는 데다 곧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올 텐데 당무감사까지 할 필요성이 있느냔 취지에서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나와 "(당원게시판에 글을 쓴) 당원들 익명성을 보장해야 하는데 (작성자를) 확인하게 되면 여러 가지를 다 확인해야 한다"며 당무감사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한동훈 대표 가족들이 진짜 본인들이 등록해서 쓴 건지 아닌지는 수사 결과가 곧 드러난다"고 말했다.

서범수 사무총장도 지난 14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 '해당 행위'의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단체 등의 관련 고발이 이뤄진 만큼 경찰 수사 결과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취지다. 당 일각에선 당무감사에 착수하더라도 결론에 이르기까지 시간을 고려해봤을 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친한계는 당원게시판 논란 당무감사 요구 등에 대해 이슈가 꺼질까 봐 누군가 연료를 때고 있는 것이라고 맞섰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주말 사이에 논란들이 정리되고 더 이상 나오질 않았다. 금요일(14일) 의원총회에서 이 문제를 어느 정도 정리하고 재발 방지 약속까지 (서범수) 사무총장이 했기 때문"이라며 "(이슈가) 꺼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몇 분들이 계속 (당원게시판 논란) 얘기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분열을 조장하는 여러 의견 보다는 지금 민생경제가 어렵지 않느냐. 생활 정치해야하고 민생 챙겨야할 시기"라고 했다.

한편 한동훈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당무감사를 촉구하는 목소리에 "(주진우) 법률위원장이 말씀드린 것으로 갈음하겠다. 제가 더 특별히 (말씀) 드릴 만한 내용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주진우 국민의힘 법률위원장은 14일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에게 "당원 신상은 어떤 것도 언급하는 게 금지돼있다. 일방적 주장을 들을 게 아니라 쌍방 고발된 상태에서 수사 결과는 지켜보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