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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전현희 최고위원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2024.11.1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재판에서 예상 밖의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차기 대선을 위한 대안(플랜B)론이 제기된다. 그러나 당장 대안론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설사 대안론이 부상하더라도 비명계가 중심에 서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비명계 원외 모임인 초일회는 내달 1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초청해 '미국 대선 평가와 한미관계 국제정세 전망'을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김 전 총리는 최근 미 대선 현장을 둘러보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특강을 한 뒤 귀국했다. 초일회 관계자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초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잠재적 대권주자이자 '신(新) 3김'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을 연이어 만나는 셈이다.

이 대표의 피선거권 박탈 위기에 대안론을 염두에 둔 비명계가 몸을 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초일회는 박광온·박용진·송갑석·강병원·양기대·윤영찬·김철민·신동근 등 민주당 전직 의원들로 구성됐다. 이들 대부분은 4·10 총선 과정에서 현역의원 하위 평가 페널티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경선에서 탈락했다. 당시 정치권에서 '비명횡사' 공천 논란이 불거졌던 배경이다.

초일회 소속이자 지난 대선 민주당 경선에 출마해 이 대표와 경쟁했던 박용진 전 의원이 최근 내년 1월 정계 복귀를 예고한 것도 대안론에 불을 지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붙었던 김두관 전 의원도 대통령 임기 1년 단축 개헌을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존재감 부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전 의원 측은 언론에 "'신 3김'에 김 전 의원을 포함해 '4김'으로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물밑 움직임에도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 체제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한 인사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현재로서 대안론이 부상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며 "대안론이 힘을 받으려면 당원이 움직여야하고, (지역 조직력을 갖춘) 국회의원이 뒤받쳐야 하는데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최소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2심 결과까지는 봐야 할 것"이라며 "2심에서도 중형이 선고되고, (중형이 선고된)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히기 어려울 것이란 분위기가 형성돼야 대안론이 거론될 가능성이 있을까 말까 하다"고 했다. 그는 오는 25일 예정된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를 두고도 "중형이 나와도 이 대표 체제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안론이 부상하더라도 비명계가 중심에 설 수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이 대표의) 대안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이 대표와 이 대표 지근거리의 친명계에서 누구를 미느냐가 더 주요하다"며 "국회 밖에서 비명계가 움직인다고 해서 플랜B가 만들어질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낮아진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도 일각에서 나온다. 범야권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대표의 지지율이 현실화한 사법리스크를 계기로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민주당 입장에서도 불가피하게 대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야권 관계자는 "이 대표에 대한 지지율이 빠지면 민주당의 대권 지형도 바뀔 수 있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가 새롭게 나타나면 그 후보를 중심으로 세력이 형성되는 게 순리"라면서도 "그러나 당장 이 대표를 2등으로 만들만한 존재감 있는 경쟁자가 민주당 내에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차기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이 경우 '피선거권이 없게 됐을 때는 퇴직한다'고 규정한 국회법에 따라 의원직도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