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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 담화 중 국민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4.11.7/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7일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 대해 당내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의 입장이 극단적으로 갈리면서 윤석열정부 집권 후반기를 뒷받침할 여권의 내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기자회견은 김 여사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가 공개되며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까지 더해지는 사면초가 상황에서 열렸다. 10%대로 추락한 윤 대통령 국정지지도에 위기감을 느낀 여권에선 어느 때보다 윤 대통령의 전향적인 입장에 대한 기대가 컸다.

약 140분간 이어진 윤 대통령 회견에 대한 여당내 반응은 크게 갈렸다. 친윤계는 윤 대통령이 진솔하게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며 김건희 특검 이탈표는 없을 것이라고 두둔했다. 반면 친한계는 대체로 말을 아끼는 가운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친한계는 윤 대통령이 김 여사 관련 의혹 해소에 실패한 만큼 향후 김건희 특검법 방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친한계 "속빈 강정…잘못했단 생각 없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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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07./사진=뉴시스 /사진=최진석

한 친한계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안 하느니만 못한 회견이었다"며 "대통령의 공감능력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내용이 알맹이가 없는 속 빈 강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윤 대통령에게 '무조건 잘못했다', '무조건 국민을 따르겠다' 는 말을 듣고 싶었다. 대통령은 진솔하지 못했고 변명과 해명으로 일관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의 위헌성을 강조한 데 대해서도 "전에 채상병 건에 대해선 수사가 미진하면 특검을 받겠다고 했는데 말이 다르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에서 더 탄력을 받을지 묻는 질문엔 "대통령실에 기대할 게 없잖나. 여러 상황 변화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는 윤 대통령의 이날 회견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 없이 추상적인 얘기만 이어졌다"며 "사과한다는 말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사과하는지를 놓고 기자와 공방이 있었다. 문맥을 보면 별로 잘못했다는 생각이 없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해서 국민들을 설득시킬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앞으로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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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4.11.7/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또다른 친한계 인사는 "김 여사 문제에 사과한 것까진 좋았는데 '부부싸움을 더 해야겠다' 정도론 김 여사 리스크를 해소하기 어렵다"며 "김 여사가 별도의 사과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김 여사의 대외활동에 대해서도 '이미 사실상 중단하고 있다'는 사족을 붙이지 말고 중단하겠다, 내조만 하겠다고 말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국회를 벗어나 외부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아직 회견 관련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친한계 의원은 "한 대표가 오늘 입장을 내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친윤계 "여기서 어떻게 더 하나, 특검법 이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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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07. /사진=뉴시스 /사진=조수정

친윤계는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높게 평가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이탈표 우려에 대해 "현재로서는 그 부분에 관해서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여러 국정 현안에 대해 진솔하고 소탈하게 말씀하셨다고 생각한다. "당내 의원들의 생각이 다양할 수 있지만 대체적인 의원들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여러 논란이 된 점에 대해 아주 진솔하고 진지한 사과를 하신 것으로 받아들였다. 각종 사안에 대해 정치적 동기를 떠나서 사실관계를 있는그대로 말씀하시는 솔직한 면을 보이셨다"며 "잘못에 대해 진솔한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데 대해선 대통령이 분명히 국민들 요구에 부응했다"고 했다.

한 친윤계 의원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잘 하셨다. 대통령이 자신을 돌아보고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겸허히 사과했다. 이를 계기로 국정 쇄신하고 당정소통 강화하고 인적쇄신도 한다고 했는데 여기에서 더 어떻게 하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사과가 구체적이지 않고 부족하다는 일각의 비판에도 "사과를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은 친한계 그룹에게도 말을 아끼면서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친윤계, 친한계가) 함께 일하다 보면 관계가 좋아질 거라고 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선 "이걸 받으면 한 대표도 같이 쓸려나가기 때문에 받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은 SNS(소셜미디어)에 "진솔한 담화와 회견이었다. 여러 차례의 겸허한 사과와 다양한 주제 현안에 대한 답변도 있었다"고 썼다. 이어 "지금은 소모적 정쟁보다는 민생과 국익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