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8부능선 넘은 '구하라법', 결국 또 폐기될 듯…법사위 불발

[the300]여야간 검사정원법 등 이견…다수의 민생법안, 자동폐기 위기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여야는 이날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등을 의결했다. 2024.5.7/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았거나 자녀를 학대한 부모는 자녀의 유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구하라법'이 21대 국회에서도 통과되지 못할 전망이다.

28일 사실상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여야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지 않는다. 이로써 법사위 소위를 통과해 전체회의에 회부된 민생법안들이 이날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법사위 여당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검사 정원법 때문에 여야 협의가 안됐다"며 "소위에서 의결을 했는데 민주당이 갑자기 끝나고 나서 (검사 정원을) 늘릴 수 없다고 하는 바람에, 그리고 또 이런저런 이유로 (전체)회의 개의가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이견이 없고 통과가 시급한 중요 법안들이 쌓여있다.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어 단 10건이라도 처리해야 한다"며 여당 원내지도부에 법사위를 열 것을 촉구했다. 소 의원은 법사위 통과를 앞둔 법안으로 '구하라법'과 '부동산 특조법'(부동산 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 법관 증원을 위한 '각급 법원 판사 정원법 개정안' 등을 나열했다.

소 의원은 "마약류 단속권을 식약처와 서울·부산 등 광역지자체에 부여하려는 법도 심사를 기다리고 있고 200만 외국인 시대를 맞아 한국에서 외국인 부모에게서 출생한 아이들에게 출생등록을 해주지 못하는 비인도적 상태를 해소할 법도 목전에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를 통과시키는 것이) 21대 국회가 국민들께 이행해야 할 헌법상의 당연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소 의원은 '채상병 특검법'으로 여야 대립이 심화되면서 법사위 개의가 안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소 의원의 회견 직후 "특검법안(과 같은) 정쟁적 법안을 강행처리하려는 움직임부터 중단하라. 그러면 여야가 함께 민생관련 24시간, 1년 365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의사와 열정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차고 넘친다"고 밝혔다.

다만 여당은 민주당이 갑작스럽게 검사 정원을 기존 2292명에서 206명 증원하는 '검사 정원법' 개정안을 반대한 것이 법사위 개의가 불발된 중요한 이유란 입장이다. 민주당은 판사 정원을 늘리는 판사 정원법 개정안은 통과시켜야 한다면서, 검사 정원법엔 반대하고 있다. 판사와 검사 정원은 통상적으로 연동해서 늘린다.

한편 법사위는 지난 7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구하라법'으로 알려진 민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각급 법원 판사 정원법 개정안', '검사정원법 개정안' 등을 통과시켰다.

구하라법은 부모가 양육 의무를 다하지 않았거나 학대 등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 자녀의 유산을 상속받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2019년 가수 구하라씨가 사망하자 20년 넘게 연락을 끊었던 친모가 딸의 유산을 받아가면서 상속제도 전반에 대한 개정 요구가 일었다.

구하라법은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고, 21대 국회 개원 직후인 2020년 6월2일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시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이 법사위 전체회의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2026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4년 만에 통과를 목전에 두고 또다시 폐기될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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