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50일 앞인데, 아직도 선거구 '미정'...이르면 23일 합의

[the300]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남인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12.05.

총선을 50여일 앞두고도 여야가 선거구 획정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유권자와 출마를 준비 중인 예비후보 모두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여야는 2월 임시국회 내 획정안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나, 여전히 쟁점 지역구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여야 모두 선거구 획정에 따른 유불리만 따지느라 직무를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는 이르면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선거구 획정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여당 정개특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인 29일에 처리하려면 절차 상 23일, 아무리 늦어도 26일에는 정개특위 전체회의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야 모두 29일 통과라는 목표엔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야는 전북, 경기 부천의 의석수 축소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의석수를 각각 1석 씩 줄이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획정위)의 방안을 수용하자는 입장이나 민주당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서울 강남을 줄여야 한다고 본다. 서울 강남의 경우 부천보다 평균 인구가 많다는 이유다. 전북과 경기 부천은 민주당 텃밭, 서울 강남은 국민의힘 텃밭으로 분류된다.

여야는 부산의 지역구 재편으로 인한 유불리 역시 고심하고 있다. 획정위는 지난해 12월 부산 북-강서갑·을 2곳을 북구갑, 북구을, 강서구 등 세 곳으로 나눠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여당에 유리한 지역인데, 획정위 제안대로 강서구가 분구되면 강서구가 최근 젊은 층이 유입된 명지신도시 영향으로 민주당에 다소 유리한 지역구가 될 수 있다. 이에 여당 내에서도 분구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부산 북·강서구갑에 5선 현역의원인 서병수 의원을 단수공천했다.

여야 정개특위는 전북, 경기 부천 등 쟁점 지역구 협상을 원내대표 단위 테이블로 공을 넘긴 상태다. 정개특위 관계자는 "원내대표단에는 최소한 23일까지 합의를 마쳐달라고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화순=뉴시스] 이영주 기자 =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이 25일 오후 전남 화순군 한 대형 숙박업소 강당에서 제22대 총선을 대비한 수검표 절차를 연습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지난해 말 제22대 총선부터 수검표 절차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부 쟁점으로 전체 지역구 획정이 모두 미정인 탓에 전국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은 지역은 각 당의 경선 여부 등 공천 방침조차 결정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그나마 현역 국회의원의 경우 논의 상황 정보를 얻거나 원내대표에게 의견을 직접 전달할 수 있지만 정치에 첫 발을 들인 예비후보들은 공식 발표만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분구가 유력한 경기 하남시의 경우 여야 모두 포함해 예비후보만 총 19명이다.

이번 총선부터 선거구가 분구될 예정인 인천의 한 예비후보는 "지금 인사를 나누는 주민이 우리 지역구 유권자가 될지, 옆 지역구 유권자 일지도 알 수 없고 당장 당 경선을 치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채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합구 예정인 지역구 의원실 관계자 역시 "총선이 50일 밖에 안 남았는데 유권자들이 우리 지역 후보가 누군지 아직도 모르는 게 말이 되느냐"며 "투표장에 가서야 후보가 누군지 인지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국회는 19일부터 2월 임시국회를 개회한다.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선거구 획정 이외에도 이른바 '쌍특검법(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특혜 의혹 특별검사법안)'과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 보장과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이태원참사특별법)' 재표결 문제 등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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