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정무위(종합)]甲에 매섭고 乙에 따뜻한 신사 상임위

[the300][2023 국정감사]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평가 대상 의원=강민국(국), 강성희(진), 강훈식(민), 김성주(민), 김종민(민), 김한규(민), 김희곤(국), 민병덕(민), 박성준(민), 박재호(민), 송석준(국), 양정숙(무), 오기형(민), 유의동(국), 윤영덕(민), 윤주경(국), 윤창현(국), 윤한홍(국), 이용우(민), 조응천(민), 최승재(국), 최종윤(민), 황운하(민), 백혜련(민, 위원장).

국회 정무위의 2023년 국정감사에서는 가계부채, 공매도, 갑(甲)질이라 불리는 불공정 거래, 금융권 내부통제 등이 주요 화두로 다뤄졌다. 정쟁적 소재 앞에서 목소리가 다소 높아진 적은 있었어도 '신사 상임위'답게 국감 마지막날 까지 단 한 번의 파행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특히 민생에 초점을 맞춘 정책질의로 돋보인 의원들도 다수 있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민생과 맞닿은 다양한 문제점들을 깊이있게 지적하고 국민들이 알기 쉽게 전달하는 한편 이슈화까지 연결하는 초선답지 않은 노련미를 보여줬다.

윤 의원은 금융위원회 국감에서 마크 리 애플코리아 영업 총괄사장을 증인으로 불러 국내 출시 예정인 아이폰 15에 대해 헝가리, 스위스, 영국 등에선 할인율이 적용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할인율이 제로(0)인 이유를 따져 물었다. 애플페이를 도입한 현대카드의 김덕환 대표도 함께 불러 현대카드가 중국의 5배인 0.15%나 되는 높은 수수료를 내며 애플과 애플페이 계약을 체결한 점도 지적했다.

윤 의원은 또 김주현 금융위원장에게 "소비자 보호 수준에서 규제 수준을 좀 차등화해야 하는게 아니냐"고 물었고, 이에 김 위원장은 "수수료는 현대카드와 애플 사이 이슈"라면서도 "다른 필요한 것을 말씀주시면 고려해보겠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는 천재교육이 재고 비용을 총판에 떠넘겼다는 의혹을 녹취록을 통해 폭로했다. 이로써 이미 공정위에서 증거부족으로 심의절차 과정에서 종료됐던 사건을 재이슈화해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으로부터 "신고가 들어오면 절차따라 조사하겠다. 이런 부분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민을 대신해 국정운영 전반에 관한 실태와 문제점을 정확하게 파악함으로써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한다는 국감의 모범적 사례였다. 대표적인 게 대출의 부당 가산금리에 대한 질의였다.

민 의원은 이미 지난해 국감에서 부당 가산금리 문제를 지적해 은행연합회 모범 규준을 바꿨다. 올해는 신규 대출에 대해서만 부당 가산금리 적용이 제외되고 기존 대출에 대해선 그대로 적용되고 있음을 지적, 당국에 대해 이 부분의 개선을 끈질기게 요구했다.

민 의원은 프랜차이즈 기업계에서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 종합 국감에서 기영에프앤비 이기영 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해 폐점 가맹점주에 대해 위약금을 물리지 않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보였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도 파급력이 큰 정책 질의를 보여줬다. 5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을 60대도 받아갈 정도로 대출 운용에 허점이 있음을 지적한 질의가 대표적이었다.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팜' 대표로서 대기업의 벤처기업에 대한 갑질 문제를 지적할 때도 혜안이 돋보였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중소기업의 외상 거래 지킴이로 통하는 신용보증기금 '매출채권보험' 책정 정부출연금이 0인 문제를 짚어 소상공인 지원 시스템 점검 필요성을 환기시켰다. 또 양정숙 무소속 의원과 함께 네이버 회원가입시 네이버 인공지능(AI) 학습 활용 약관에 필수 동의해야 하는 문제점을 지적,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점검을 촉구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매번 차분하고 깔끔한 질의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가맹점주를 울린 가맹본사의 허위 광고 및 부당 계약 문제를 지적할 때도 명쾌한 논리력이 돋보였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백내장 수술 보험 지급 문제에서부터 플랫폼 기업의 개인정보 유출 문제, 가상자산 문제 등 다양한 이슈를 소화했다. 현대산업개발 갑질 의혹을 추궁할 때는 디테일한 제보 내용들이 눈길을 끌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국감 기간 내내 기복과 군더더기 없는 송곳 질의들과 꼼꼼하게 준비된 프레젠테이션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신종 피싱(사기)에 대응하기 위해 범정부 대응 조직을 꾸릴 것을 제안할 때는 의원실에서 일부러 '낚여본' 일화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정무위가 단 한 차례의 파행도 없이 무사히 올해 국감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백혜련 정무위원장의 노련한 진행 뿐만 아니라 의원 모두의 '선을 넘지 않으려는' 노력이 어우러진 덕이었다. 백혜련 위원장은 시간이 낭비되거나 질의·답변이 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애썼고 이념 논쟁, 정쟁적 소재에서 고성이 오갈 때에는 단호하게 제지했다. 윤한홍 여당 간사와 김종민 야당 간사는 때론 부딪히면서도 원만한 진행을 위해 간사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의원들도 피감기관장과 격론 중 실언했지만 곧바로 정중히 사과하는 성숙한 태도로 원활한 국감 진행에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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