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복지위(종합)] 화제성까지 잡은 올해의 '국감 스타'는

[the300][2023 국정감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평가 대상 의원=고영인(민), 강기윤(국), 강선우(민), 김민석(민), 김영주(민), 김원이(민), 남인순(민), 서영석(민), 신현영(민), 인재근(민), 전혜숙(민), 정춘숙(민), 신동근(민, 위원장), 신현영(민), 한정애(민), 김미애(국), 백종헌(국), 서정숙(국), 이종성(국), 조명희(국), 최연숙(국), 최영희(국), 최재형(국), 강은미(정).

올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 질의에선 최근 '응급실 뺑뺑이' 사망사고로 불거진 필수의료 붕괴와 마약류 오남용 등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대한민국의 뼈 아픈 의료 현실에 대한 의원들의 진지한 고민이 물씬 묻어났다. 의원들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국민연금 개혁, 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문재인 케어) 등을 두고 날카로운 공방도 이어가면서도, 국민 생명과 약자 복지 문제 앞에서는 정쟁을 내려놓는 '협치'의 모습도 엿보였다.

복지위의 올해 국감 종합 스코어보드에서는 김영주·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종성·최재형·최연숙 국민의힘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 등이 예리한 정책 질의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여론 주목도가 높고 차별화된 아이템으로 정책과 이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의원은 지난 13일 국감장에서 직접 인터넷에서 구매했다며 세슘이 검출됐던 이력이 있는 일본 된장을 꺼내들었다. 세슘 검출로 모두 일본에 반납됐지만 이후에도 같은 상품을 한국에서 계속 접할 수 있다는 점을 직접 증명해보인 것이다.

올해 국감을 달군 정책 키워드였던 '마약' 질의 역시 신선했다. 검찰이 압류하거나 의료기관에서 사용기한이 지난 마약류는 전국 보건소에서 이중 잠금장치가 된 철제 보관함에 보관하는데, 김 의원이 실제로 확인해보니 냉장고나 나무 캐비넷 등 엉뚱한 곳에 보관돼있던 사례가 속출했다. 김 의원은 "춘천시보건소에서는 이미 마약분실 소동이 벌어졌던 만큼 몰수 마약류 관련 제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탄탄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야당 공세에 맞서는 여당 대표 '수비수'로 맹활약했다. 또한 복지 분야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심도 깊은 정책질의를 던지기도 했다. 이 의원은 야당의 원전 오염수 관련 식품 안전 공세에는 "국내 수입대상 국가별 방사능 검사율을 보면 일본은 100%에 달할 정도로 많다"며 "그만큼 일본산 식품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방어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케어로 불필요한 척추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이 늘어나 건강보험 재정 누수 우려를 제기하는 한편, 응급 환자를 이송하는 구급차 내부가 너무 좁아 응급처치가 곤란한 현실을 짚으며 국내 상황에 최적화된 구급차를 개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굵직한 '한방'이 담긴 질의를 선보이며 국감장을 뜨겁게 달군 '이슈 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강 의원은 국감 첫날인 11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부의 비공개 연구 용역보고서를 입수·공개했는데, 보고 경위까지 집요하게 파고들며 이목을 끌었다. 강 의원 특유의 '압박 질의'는 피감기관장들의 진땀을 흘리게 했다.

올해 복지위 국감 중 유일한 파행은 강 의원의 질의 중 벌어졌다. 강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에게 문재인케어에 대해 날카롭게 파고들던 도중, 정 이사장이 국감 자료를 급하게 내라는 강요를 받아 부족한 자료를 냈다며 '해명아닌 해명'을 하면서다. 정 이사장은 사과하면서 "강요는 강하게 요청받았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는데, 이를 두고 야당 의원들이 "누가 강요를 '강하게 요청'이라는 뜻으로 쓰냐"며 반발하며 또 다시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안정감있게 다양한 보건·의료정책을 두루 챙기는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최 의원은 통합재가센터, 불가항력 분만 사고 보상금 한도 상향 필요성 등 다양하고 폭넓은 논의를 주도했다. 또한 한 이유식 제조업체에서 원재료 함량을 사실과 다르게 표기해 판매한 사실이 드러난 것을 지적하며 의도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등을 도입해 전체적인 처분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대안 역시 제시했다.

같은 당 최연숙 의원은 의료진의 마약류 셀프 처방 실태를 드러내 화제를 모았다. 최 의원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매년 8000여명의 의사가 마약류 의약품을 셀프처방했는데 이 중엔 반복 처방 사례도 많았다. 최 의원은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부터 제도 개선 약속을 끌어내기도 했다.

이외에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생리대 위해성 문제, 소득 수준에 따른 아동 구강건강 불평등, 노인돌봄 실태 등 복지 사각지대를 집중 조명했다. 강 의원은 참고인으로 젊은 파킨슨병 환자 김주희씨를 불러 환자들이 약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보여줬다. 김씨의 "고작 200m 떨어진 학교에 아이를 데려다 줄 수 없어 매일 울었다"는 호소에 강 의원은 물론 다른 의원들 역시 질의를 보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복지위는 위원장과 여야 간사들 간 찰떡 호흡으로도 주목받았다. 신동근 복지위원장은 중앙사회서비스원, 국립중앙의료원(NMC) 등에 직접 질의를 하며 정책 현안을 살피면서도 효율적인 회의 진행을 이끄는 노련함을 보였다. 여당 간사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탕후루가 설탕을 후루룩 마신다는 뜻인줄 알았다"는 등 특유의 넉살로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원활한 회의진행을 위해 같은 당 의원과 피감기관장에게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야당 간사인 고영인 민주당 의원은 자당 의원 질의에 대한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자처했다.

한편 올해 복지위 국정감사는 예년에 비해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는 평가다.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추진과제 발표를 앞둔 만큼 관심이 국회보다 정부에 쏠릴 수 밖에 없다는 점과 무관치 않지만,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 탓인지 예년 국감에 비해 파급력 큰 이슈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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