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 아닌가? 플랜B는?" 국감 달군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the300][2023 국정감사]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4.

24일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의 KDB산업은행(산은), 한국 자산관리공사(캠코)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국감)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아시아나항공이 오는 30일 이사회를 열어 화물사업부 매각안을 다루기로 하자 향후 매각시 기업가치 하락, 배임죄 해당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들이 나온 가운데 합병 실패시 3조원 넘는 혈세를 회수할 방안이 사라질 수 있단 우려도 터져나왔다.


강석훈 산은 회장 "국가 전체적으로 합병이 유리하다 판단"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감장에서는 여야 양쪽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진행 상황에 대한 질문들을 쏟아냈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년간 보고를 받아보면 희망적으로 잘되고 있다고 하는데 하나도 안 됐다"며 "독과점 해소를 위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여부가 30일 이사회에서 결정된다는데 매각이 배임이란 의견도 있다고 한다. 강석훈 산은 회장 의견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아시아나항공 전체 매출 중 화물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도 76.7%에 이를 정도로 컸고 작년에도 53%였다"며 "(이런) 캐시카우 사업을 분리 매각키로 한 결정을 이사회에서 내리면 이게 형사적으로 배임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매각,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면서까지 합병을 해야 하는지 의문을 나타냈다.

강 회장은 "화물사업 매각 등에 대한 다양한 논란이 있긴 하지만 대한항공이 판단하기에 그렇게 해서라도 이 합병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지 않나, 판단해 그렇게 시행되는 것으로 안다"며 "배임에 관한 것은 여러 다양한 보조 조항들을 넣어 배임 이슈가 없도록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3조원이 넘는 혈세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투입된 가운데 자금 회수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이들 항공사에 투입된 국민 혈세가 얼마인지 아나. 3조6000억원 수준"이라며 "만약 두 항공사가 성공적으로 합병된다면 기존에 투입된 정책자금 회수는 물론이고 어떤 기대 효과가 있나"라고 물었다.

양정숙 민주당 의원은 "기업결합 심사가 늦어지는 국가들에 대해 심사나 승인을 빨리 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인책을 산업은행에서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라고 물었다.

조 의원은 EU로부터 승인을 받는다하더라도 미국, 일본 등에서 거절될 경우, 플랜B가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대내적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합병을) 공표한 일이므로 계속 추진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다. 마지막 새로운 복병이 나타난 것이 화물 부문 매각 이슈"라며 "화물 부문은 원래 항공사 합병에서 고려되지 않는 이슈인데 코로나19 유행기 갑자기 항공 화물이 중요해져 각국 당국에서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대한항공 비행기는 177대, 아시아나가 78대 정도로 총 240~250대 수준이다. 이 중 아시아나 화물기가 11대인데 11대 평균수명이 모두 26년 이상으로 노후화됐다. 이를 분리 매각한다고 해서 전혀 피해가 없다고 할 순 없지만 피해가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사 합병시) MRO(항공기 정비) 분야도 규모의 경제로 인해 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다"며 "또 합병 성공시 투입한 공적자금의 (회수) 상당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 때 국가 전체적으로 합병이 더 유리하지 않겠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또 "합병되지 않으면 투입한 공적자금 회수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합병 불발 후 어떤 결정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로 의결한다면 또 국민의 혈세, 공적자금이 얼마나 들어갈 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래서 이번 합병이 그런 관점에서라도 꼭 되길 기원하고 있고 제반 사항 고려시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합리적인 결정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산은 본점 부산 이전 두고 설왕설래···野 "노력 부족" "왜 부산?"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 문제를 두고도 질의들이 이어졌다. 일부 의원들은 산은이 노동조합(노조) 설득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강 회장을 대상으로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해) 충분한 설득 과정이 없다고 보인다"며 "공청회도 별로 없었고 산은 노동조합과도 지난 10월에 한 번 만나고 아무도 안 만났다"고 했다.

박재호 의원도 "국가는 (각 지역이) 골고루 잘 살게 만드는 게 일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라며 "수도권은 IT, 반도체, 바이오를 중심으로 많이 성장했잖나. 지방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와야 한다"고 했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부산이 금융중심지로 선정된지 15년이 지났다. 부산은 제2의 홍콩, 싱가포르를 꿈꾸고 있다"며 "안 된다고 하지 말고 반대하는 의원, 노조 등을 더 적극적으로 설득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했다. 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라며 "내부적으로 노조를 설득하려는 부분을 열심히 했고 외부 환경을 만들려 노력했다. 노력이 부족했단 원인 질책은 달게 받겠다"고 했다.

반면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한 반대 의견도 나왔다. 김성주 민주당 의원은 "산은이나 금융위에서 산은의 부산 이전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내세우는 몇 가지 논리가 있다"며 "지역 주력산업의 재도약을 지원하자는 것, 제조업의 재도약시키는 데 산은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 창업 생태계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년의 동남권 현실을 살폈더니 60개 산은 지점 중 이미 8개가 동남권에 있다. 굳이 본점이 (부산에) 가야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또 산은이 이전한다고 해서 동남권 제조업 부흥을 위한 금융 지원이 쉽게 이뤄질지도 의문이다. 벤처기업의 65%도 (동남권이 아닌)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산은을) 차라리 수도권에 두는 게 생태계 지원에 더 바람직하지 않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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