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이후 사망 사고 '맹폭'...고개 숙인 샤니·DL·KCC

[the300][2023 국정감사]환경노동위원회-고용노동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23.10.12/뉴스1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는 중대재해 문제에 야당이 공세를 퍼부었다. 반면 여당은 문재인 정부의 고용률 통계조작 의혹에 화력을 집중했다.

이날 국감에는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와 마창진 DL이앤씨 대표이사, 차승열 KCC ESH 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잇따라 발생한 사망사고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野, 尹정부 '중대재해법 완화 기조' "위험한 시그널"… 장관 사퇴 촉구도


이날 국감에서 야당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산업 현장에서 안타까운 사망 사고가 이어지는 상황에 대한 지적하며 윤석열 정부의 중대재해처벌법 집행에 대해 날을 세웠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중대 재해와 노동자 사망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태를 강조하며 "중대재해처벌법은 올 8월 말까지 입건된 166건 중에 단 2건만 검찰 송치가 됐다"며 "법을 어겨도 처벌되지 않는다 이런 위험한 시그널로 저는 보여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노동운동 이력으로 장관까지 나온 배신의 귀족노동이다, 이런 비판이 있다"며 "후배들한테 이런 비판 더 이상 받지 말고 장관에서 사퇴해야 된다 생각한다"고 공세를 펼쳤다.

이에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현행 제도와 법령 내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데, 노동자 사망 사고가 계속 발생해 안타깝다"며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연구용역은 문재인 정부에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대재해 예방의 실효성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왔다"며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면 개정하면서 작업중지 요건과 범위를 대폭 줄였다"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저는 지금껏 양심에 어긋남이 없었고 생각한다"며 "제 직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에 대해 "내년부터 제대로 시행 할 것이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 장관은 "소규모 사업장에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며 "40만개 사업장에 예산과 인력을 지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간이 필요한게 아닌가 싶다. 현행 제도 내에서 최대한 예방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고용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한 설문 자료 요구도 이어졌다. 진 의원은 고용부가 근로시간 개편 문제와 관련해서 진행한 대국민 설문조사에 사용한 설문지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이 장관은 "다시 일부가 왜곡되거나 잘못 오해돼 혼선을 주고 혼란이 야기되면 차분한 제도개선 논의에 도움되지 않는다"며 "숨기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좀만 기다리면 완성된 형태로 보고를 위원님들께는 물론이고 국민께 소상히 보고를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관련 결과의 발표 시기에 대해 '11월'이라고 예고했다.


與 "文정부 실패 감추려 통계 조작"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전 정부 때 고용률이 사상 최고였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에 대해 공세를 펼쳤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정책 실패를 감추기 위한 부동산 가격 소득분배 고용에 관한 국가 통계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그리고 이어서 이틀 뒤에 문재인 전 대통령께서는 SNS(소셜미디어)에 자신의 집권 기간 고용률이 사상 최고라는 등 자화자찬을 늘어놨다"고 비판했다.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를 계기로 문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이 일자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SNS에 자신의 집권 기간 고용률이 사상 최고였다는 내용의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보고서 링크를 게재한 바 있다.

이 의원이 "이 보고서를 통계 조작이나 왜곡으로 봐야 하느냐"고 묻자 이 장관은 "조작이나 왜곡까지는 아니고 여러 지표를 볼 때 어떻게 작성됐고 어떤 의미와 한계가 있는지 봐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고용률 관련해서는 보조지표가 있다. 그런 것을 보면 특히 청년 확장실업률이라고 할까. 그것은 역대 최악이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 "통계지표상 (이전 정부에서) 비정규직 규모가 오히려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며 "좋은 의도가 좋은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 정부에서 노동소득분배율이 올라간 것에 대해서도 이 장관은 "문 정부 시절 노동소득 증가율은 역대 정부에 비해 감소했고, 기업 영업이익증가율은 최초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을 계산해보면 노동소득분배율은 올라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노조 자치 탄압 vs 노사 법치 확립"…노동개혁 입장차 확인


윤석열정부 노동개혁의 토대가 되는 노사 법치주의 확립과 관련, 야당에서 과도한 노조 탄압으로 노정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정부는 '자치'라는 이유로 '법치'를 방치하면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다고 반박했다.

이 장관은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의 '정부가 노동자에게 가혹할 것이란 주장과 프레임에 대해 반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동안)노사 자치라는 이유로 법치를 방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정부는 노사 대등의 룰(법)을 만들고 제대로 집행이 되는지 감독을 해야 하는 것"이라며 "자치는 법치의 토대 위에서 꽃을 피우는데 그렇지 않으면 모든 사람이 피해자가 된다"고 말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법치주의가 우선이 아니라 노사의 자율적인 자치권에 기반해서 진행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는다라는 게 노동법과 ILO(국제노동기구)에서 이야기 하는 부분"이라며 "지금 보면 정부, 법무부와 경찰이 너무 법치주의에 탈을 쓰고 제3자 개입을 너무 과도하게 하면서 노사 자치주의가 깨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이에 대해 "자치의 목적은 결국 노사를 규율하는 법인 단체협약을 만들기 위한 것이고 그 근거는 역시 법치의 기본인 헌법과 노동관계법에 근거한다"며 "그래서 출발부터 끝까지 다 법치로 일관된다"고 말했다.

환노위 위원장인 박정 민주당 의원은 "노조가 합법과 비합법에 대한 경계 영역에서 노조활동을 하면서 비합법을 합법으로 바꾸자는 노력들을 해서 노동환경이 개선된다"며 "그런데 이 정부가 너무 법전에 갇혀서 노사관계를 보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강섭 샤니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12.


'샤니·DL이앤씨' 사망 사고에 여야 한 목소리 질타…'책임 통감' 고개 숙인 기업 대표들



여야는 최근 연이어 발생한 중대재해와 관련 샤니와 DL이앤씨를 한 목소리로 질타하며 책임을 추궁했다. 지난 8월 부산 연제구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20대 노동자 추락 사망사고와 관련해 시공사 DL이앤씨와 하청사 KCC가 서로 책임 떠넘기를 하고 있다는 질책도 이어졌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샤니 등 SPC그룹 계열사의 산업재해가 잦은 데 대해 "산술적으로 변화된 게 없고 전혀 개선 의지가 없다"며 "SPC 계열사 산재 사고의 특징은 사고자가 많은 것이고, 샤니도 89%가 사고에 의한 산재"라고 지적했다.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는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부족한 점이 있다"며 "앞으로 노력해 사고자 수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사고에 의한 산재 수치로만 보면 SPC그룹이 '산재 승인 1위'인 현대중공업을 넘어선다고 윤 의원은 지적했다. 그는 "SPC 회장이 작년에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이후에 전혀 나아진 게 안 보인다"며 "허영인 회장이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는 지적도 있다"고 꼬집었다.

윤 의원의 '사고 책임이 회사와 노동자 중 어디에 있나'라는 질의에 이 대표는 연신 "조사 중에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즉답을 피했다. 그러다 이후 이어진 여야 의원들의 책임 추궁에 이 대표도 "회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안전사고에 대한 책임은 최종적으로 대표이사인 저에게 있다"라며 "(안전조치에) 미흡한 점이 있었던 것 같아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마창진 DL이앤씨 대표와 차승열 KCC ESH 위원장을 증인으로 불러 "사고가 나니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를 보인다"며 양쪽 모두 질책했다. 그는 "안전장치를 누가 설치해야 할지 책임소재를 서로 네탓내탓하고 있다"며 "KCC든 DL이든 누가 하든 (안전장치를 설치)했더라면 이런 사고를 미연에 막을 수 있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발주를 넣은 DL이나 일을 한 KCC나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앞으로 두 회사는 주어진 환경에 매뉴얼을 갖고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더라도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책임감을 느껴라"고 질책했다.

마 대표는 "취지에 공감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했고 차 위원장은 "다시는 이런 부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으며 더 꼼꼼하게 관리하고 안전 투자에 대해서도 아끼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야당은 정작 기업의 최고 책임자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종합감사에서 허영인 SPC 회장과 이해욱 DL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할 것을 적극 요청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그룹의) 5퍼센트(%) 매출을 가진 샤니 성남공장이 전체 SPC의 안전 대책을 마련하고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냐"며 "이강섭 대표가 나와서 5%의 매출액을 가지고 전체의 SPC 전체 그룹의 내용들을 포괄하고 안전보고 대책을 강구하기에는 구조적이고 객관적인 한계가 있다는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PC 그룹이나 DL이앤씨 그룹 모두 최고 책임자들, 최고 소유자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대표이사들이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그룹 전체의 예산을 그 다음에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회장들이 나와서 분명하게 입장을 표명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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