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학비로 2년간 1.4억 '혈세'…반복되는 외교관 특혜 논란

[the300][2023 국정감사]

/사진=뉴스1

외교부가 외교관 등 재외공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의 자녀 학비지원에만 매년 200억원 규모의 혈세를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생 한 사람이 최대 1억4000만원까지 지급받은 규정위반 사례도 있었다. 매년 특혜 시비가 불거지고 있는 만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교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지원한 재외 공무원 자녀 학비 지원 금액은 약 960억7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생 1인 당 평균 1900만원 정도가 지원된 것이다. 지원 대상자는 2019년 △1167명 △2020년 985명 △2021년 1053명 △2022년 1130명 △올해 1~8월 724명 등이었다.

실제 지원 사례를 살펴보면 학생 1명이 1억원 이상 고액을 지원받은 경우도 여럿 있었다. 김 의원실이 일부 유럽 공관을 대상으로 공무원 자녀들의 지원액 자료를 따로 집계해 분석한 결과 주 벨기에 EU(유럽연합)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의 자녀 A씨는 중학교 3학년(현지 9학년)이던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1억3902만원 가량을 지원받았다.

같은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의 자녀 B씨도 고등학교 1학년(현지 10학년)이던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학비 약 1억1968만원을 받았다. 주 프랑스 대사관에 근무하는 공무원의 자녀 C씨 역시 고등학교 1학년(현지 10학년)이던 2021년부터 내년 8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약 1억675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세 학생 사례는 외교부 관련 규정조차 위반한 것이다. '공무원 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재외공무원의 자녀 1인당 초·중등학생은 월 평균 700달러(약 94만원), 고등학생은 월 평균 600달러(약 81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연간 학비가 지원 금액을 초과할 경우 외교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으면 초과액의 65%까지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A씨와 B씨, C씨에게는 각각 초과액의 71%, 70%, 67%가 지원됐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주로 유럽 공관의 고액 학비 지원자는 벨기에대사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대표부, 스위스 대사관에 몰려있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유럽에는 학비가 비싸지만 좋은 학교가 많아 해당 규정을 활용해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등 해외의 경우 외교관 학비지원에 제한을 두기도 하지만 한국은 65%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규정도 유연하게 적용 가능한 데다 70%까지 지원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매년 국감 때마다 이 같은 재외 공관 근무자 자녀 지원 특혜가 지적돼왔지만 별 다른 변화는 없었다고 김 의원실 측은 설명했다. 외교부는 김 의원실에 "학비지원 규정의 자녀학비 보조수당 지원과 관련해 주요 국가 및 지역의 교육환경 기초자료 수집 등 자료를 조사할 계획"이라면서 "자녀학비는 각 국가의 교육환경, 물가수준 및 학년에 따라 다양해 일률적인 기준을 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인사혁신처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합리적인 방안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역 별 특수성과 학교 종류 등을 세분화해 지원비율을 차등화하는 등 시스템을 세부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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