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치소 문턱서 돌아온 이재명…반란표 '통합' vs '응징' 갈림길

[the300][MT리포트] '구사일생' 이재명의 귀환④

편집자주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천신만고 끝에 구속 위기를 넘겼다. 정치적으로 부활한 이 대표가 내년 총선을 넘어 그 이후까지 야권의 중심 역할을 지킬 수 있을까. 남은 혐의들에 대한 수사와 대선 출마 자격이 걸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 등이 이 대표 정치 인생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의왕=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공동취재사진) 2023.09.2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민주당의 이 대표 체제가 한층 견고해졌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가결 반란표'를 행사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운명이 사실상 총선 공천권을 쥔 이 대표의 손에 놓인 상황이 됐다.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 어떤 식으로든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총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축출과 응징 대신 포용과 통합의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날인 2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과 한통속이 돼 이재명 구속을 열망했던 민주당 가결파 의원들은 참회하고 속죄해야 한다"며 "통렬한 반성과 사과를 요구하고 반드시 '외상값'은 계산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날 당선된 홍익표 신임 원내대표 역시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연히 자신의 정치적 선택에 대한 민주성과 자율성을 보장돼야 하지만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가결표 색출이나 조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홍 원내대표는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한 징계 여부 등 판단을 당 윤리심판원에 맡기자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송갑석 최고위원의 사퇴 이후 후임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과 원내 지도부 구성이 모두 완료된 후 처분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에서는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이 이 대표를 궁지에 몰아넣은 해당(害黨) 행위를 했다고 주장한다. 한 친명계 초선 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의 통화에서 "가결표를 행사한 것은 정치적 행위이고, 정치인으로서 당 대표와 원내 지도부가 부결을 호소했음에도 가결표를 행사한 이유에 대해 설명해야 해야 한다"며 "가결표 행사는 기본적으로 이해받을 수 없는 행위"라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 여파로 친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이 극한 수준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대정부 공세를 위해 당분간 당 내 통합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체포동의안 가결 책임을 지고 비명계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당 지도부는 물론이고 원내 지도부까지 친명계로 꾸리게 된 데다 구속영장 청구 기각으로 사법리스크를 일부 해소하는 등 이미 여러 정치적 실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친명계 의원 역시 머니투데이 the300(더300)에 "지금은 윤석열 검찰에 대한 싸움의 전선을 명확히 해야 할 때"라며 "징계는 공공연하게 가결을 선동한 사람에 한해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 역시 영장실질심사에서 기각 소식을 들은 뒤 "정치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전쟁이 아니다"라며 "정치란 언제나 국민의 삶을 챙기고 국가 미래를 개척해 나가는 것이란 사실을 여, 야, 정부 모두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에 당 내에서는 당 통합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홍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의 분명한 원칙과 기준 아래 반목과 분열에는 단호하고,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민주당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제 다시 원팀"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내일 구속영장 청구 기각 후 첫 당무로 강서구청장 선거 상황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단식 회복치료를 위해 입원 중인 녹색병원에서 진교훈 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와 통화하며 "강서 보궐선거는 '정권심판' 선거인 내년 총선 전초전으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했다. 진 후보 역시 "반드시 강서에서 민주당의 희망을 찾겠다"고 화답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