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등판 후 뜨거워진 과방위…여야 "소통의지 없어" 충돌

[the300]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장제원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안건을 상정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04.25.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과방위) 위원장으로 본격 등판한 이후 여야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의사일정과 쟁점법안인 '방송법 개정안'(방송법)의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청구를 놓고 강대강 대치가 벌어지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과방위원장에 새로 선출된 장제원 의원이 상임위 운영에 노력을 기울이긴 커녕 방송법 무력화에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여당은 전임 위원장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물러나며 과방위가 정상화되고 있다며 민주당이 의사일정 협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맞받았다. 장제원 위원장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할 일을 했다"고 민주당 주장을 일축했다.

20일 국회에 따르면 과방위는 오는 21일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우주항공청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우주항공청 특별법) 등을 심사하고, 28일에는 전체회의를 개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이 중 28일 전체회의는 지난달 30일 본회의에서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된 장제원 의원이 처음 주재하는 자리다.

해당 의사일정 계획을 두고 민주당은 반발하고 있다. 위원장이 민주당 의사는 묻지도 않고 일정을 잡았다는 주장에서다. 민주당 과방위 관계자는 "국회법에 따라 전체회의나 법안소위 일정이나 안건을 모두 위원장이 여야 간사와 협의해 정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 없이 일정을 통보했다"며 "위원장이 소통할 의지가 안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무엇보다 방송통신위원장 교체 등 방송정책 관련 현안부터 다뤄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과방위 야당 간사인 조승래 민주당 의원 등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은 즉각적인 상임위 개최와 방송장악 문제에 대한 현안질의를 요구해왔다"면서 오는 22일 전체회의 개회요구를 했다. 민주당 과방위 관계자는 "이동관 대통령실 특보가 (방통위원장으로) 온다고 하고 KBS 수신료 분리징수 등 여당이 방송을 건드리는 상황에서 방송법 논의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법사위원의 방송법 재논의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4.19.
이에 대해 여당은 민주당이 의사일정 협의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 등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일정도 마음대로 하고 국민의힘 현안질의에 대해선 모두 묵살한 전례가 있는 민주당의 뻔뻔함이 금도를 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일정을 합의해 주지 않은채 정쟁만 벌이겠다니 한심하다. 국민의힘 과방위는 여야가 협의하고 합의한다면 합리적으로 상임위 일정을 얼마든지 잡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박성중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미리 일주일 전에 (의사)일정을 통보했고 민주당에서 피드백이 와야 하는데 전혀 없었다"라며 "방송관련 현안도 급한 법안들이 소위에서 통과된다면 현안질의 등 어떤 것도 괜찮고 협의할 수 있다"고 했다. 21대 국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우주항공청 특별법 등 초당적 협력이 필요한 법안 통과에 대한 협조 대신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장제원 의원도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현안질의와 전체회의를 비롯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그 어떤 요구에도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우주항공청의 연내 개청이 여느 때보다 절실하고 중요한 시점이다. 민주당이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비롯한 시급한 법안처리를 약속하면 저는 언제든지 몇 번이고 전체회의를 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방위 최대 쟁점법안으로 민주당 단독으로 본회의에 직회부한 방송법 등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놓고 여당이 지난 4월 헌법재판소에 본회의 직회부 요구안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신청한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관련해서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위원장인 장제원 의원이 지난 14일 법률대리인을 해임한 게 발단이다.

국민의힘은 당초 전 과방위원장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과 김진표 국회의장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고, 피청구인인 정 의원은 법무법인 한결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과방위원장 교체로 피청구인이 정청래 의원에서 장제원 의원으로 바뀌면서 장 의원이 해당 법률대리인을 해임한 것이다. 한 여당 관계자는 "피청구인이 바뀌면서 입장도 달라진 만큼 변호인을 바꾸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과방위원장과 당에서 협의해 새 법률대리인을 선임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국민의힘 유상범, 전주혜, 장동혁 의원이 14일 서울 헌법재판소를 찾아 방송법 등 본회의 직회부(부의 요구) 법률안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 청구,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민원실로 향하던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4.14.
이에 따라 권한쟁의심판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모두 국민의힘이 되면서 여당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단 해석도 나온다. 만약 헌재가 해당 권한쟁의심판을 인용할 경우 민주당의 방송법 추진 구상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어서다. 이에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장제원 의원이 과방위 차원에서 의결한 방송법 무력화를 위해 권한쟁의심판 변호인을 몰래 바꿔치기 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은 법률대리인 해임으로 발생하게 된 비용을 문제 삼고 있다. 피청구인이 과방위원장인 터라 국회예산으로 법률대리인 비용을 지출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과방위 관계자는 "법률대리인을 의뢰인이 계약을 파기하면서 보수를 주게 되니까 세금을 공중에 날린 것 아니겠느냐"라며 "책임을 물어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장제원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신임 위원장으로서 전임 위원장의 입장을 결코 대변할 수 없으며 법률대리인 교체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정당하게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과방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법률대리인이 해온 게 있다면 비용을 주고 나머지는 (새 법률대리인이) 승계하는 것"이라고 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