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없으면 무의미"…교육위 청문회, 野 주도로 일정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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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태규 교육위 국민의힘 간사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과 관련한 청문회 안건을 더불어민주당이 의결하는것에 대해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2023.03.21.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자녀 학교폭력(학폭) 문제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가 31일 국회 교육위원회(교육위) 청문회에 불참했다. 이를 두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순신 청문회가 정순신 없이 진행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하며 의사일정 변경을 통해 청문회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교육위에 따르면 정 변호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순신 변호사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를 앞두고 질병 및 피고발 사건 수사를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참석하지 않았다. 정 변호사는 공황장애 3개월 진단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청문회 개최를 주도한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유감의 뜻을 밝혔다. 교육위원장인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교육위 행정실장이 정 변호사와 통화하고 출석요구서 수령 의사를 밝혀서 직접 자택에 방문해 배우자에게 전달했다. 그 과정에서 배우자는 출석할 것이라 했다"며 "만약 오늘 출석하지 못할 정도의 질병을 가지고 있었다면 배우자가 몰랐을 리 없다"고 했다.

교육위 야당 간사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불출석 사유서 제출 마감 2시간 앞두고 기습 불참을 신고했다. 국회를 상대로 법 기술을 구사한 것 같아 씁쓸하다"며 "변명·회피하지 말고 청문회에 나와 아들과 자행한 가해에 대해 피해자와 가족, 국민들에게 진정 어린 사과를 하길 바란다"고 했다. 강민정 민주당 의원도 "정순신 청문회가 정순신 없이 진행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정 변호사의 공황장애 진단이 청문회를 피하기 위한 꼼수란 지적도 나왔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불과 한 달 전 국수본부장 임명됐을 때 팔팔했던 정순신은 어디 가고 갑자기 공황장애가 생겼다고 하느냐"라고 했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공황장애란 병을 상식적으로 몇 개월 진단하는 예는 없다. 진단을 한 병원의 가짜 진단서일 확률이 매우 높다"며 해당 진단서를 자료로 요청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청문회를 연기해서라도 정 변호사를 출석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번 청문회는 돈과 권력을 가진 아빠가 자녀 학폭 사건에 고의로 개입한 검사 아빠 찬스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자리"라며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으면 맹탕 청문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고의적인 불출석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해 반드시 출석시켜야 한다"며 고(故) 최숙현 선수의 사망과 관련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청문회에서도 핵심 가해자 3명에게 동행명령장을 의결해 발부한 사례가 있다. 오늘 청문회를 연기해서라도 출석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비판이 이어지자 김영호 의원은 "국회가 의결한 청문회 증인 대상자 중 핵심인 정순신, 송개동 증인만 불참했다. 이대로 청문회 진행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유기홍 위원장에게 의사일정을 변경할 것을 요청했다. 유 위원장은 이를 받아들여 기립표결을 진행하고, 재석 13인 중 찬성 9인, 반대 3명으로 의사일정 변경 안건을 가결했다.

이에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은 거세게 반발했다. 교육위 여당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정순신씨가 위력을 행사하고 법 기술을 교묘히 사용했는지 여부는 (다른) 증인들에게 물어보면 확인할 수 있다"며 "청문회는 의원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성토하고 소리 지르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도 "정순신 개인은 출석하지 않았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강제 전학 절차를 회피하기 위한 것들이 확인될 것이고 연속적으로 추가 청문회나 형사고발이 이뤄질 수 있다"며 "그런데 (청문회를) 해보지도 않고 의사일정 변경을 어떤 생각으로 임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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