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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EV트렌드코리아 2023 '충전인프라 공급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이 내홍 수습의 방안으로 전면적 인적 쇄신을 공식 요청하면서 이재명 대표가 내릴 결단에 관심이 쏠린다. 당 내에서는 이 대표가 쇄신안을 수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분위기다. 다음 총선을 일 년 남짓 앞둔 상황에서 당내 단합 도모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다만 쇄신의 범위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비이재명계(비명계)를 중심으로 선출직을 제외한 전원 교체에 힘을 싣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한쪽에선 사무총장 등 주요직 일부는 유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친명계(친이재명계)에서는 당직 개편을 받아들이면 당대표 사퇴 요구가 뒤따를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쇄신 요구'에 李 고심 이 대표는 지난 15일 민주당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와 만난 자리에서 당 지도부의 전면적 인적 쇄신을 요구받았다. 더미래 대표를 맡은 강훈식 의원은 회동 직후 "새로운 당의 모습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를 위해 전면적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이 대표에게) 전달했고, 대표의 결단을 요청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고심을 거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16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가 의원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당직과 관련해 개편에 대한 요구사항이 있었다는 부분을 이 대표를 통해 최고위원회에서 들어봤다"며 "어떻게 진행할 것이냐라고 하는 부분에서 아직 구체적인 안은 언급되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머니투데이 the300(더300)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의원들의 당직개편 요구에 '숙고하겠다'는 수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확실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의사 표현을 하면 외부에 본인 의사와 다르게 전달될 수 있으니 조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6일 일정 수행 중에 '인적 쇄신 결단은 언제쯤 내리시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전날 더미래와의 회동 및 이후 이어진 만찬에서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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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더불어민주당 더좋은미래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좋은미래(더미래)-이재명 당대표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더미래는 86그룹(운동권 출신 60년대생·80년대 학번)의 초·재선 의원이 주축인 당내 최대 연구 모임이다./사진=뉴스1

수용 불가피?…쇄신 범위 의견은 '제각각'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가 인적 쇄신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로 현 체제에 대한 불신이 표면 위로 드러난 상황을 수습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 승리 역시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다. 검찰의 계속된 수사 속에서 '방탄정당'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쇄신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대표 역시 최근 행보에서 내부 단합을 총선 승리를 위한 일순위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최대한 우리 안의 분열과 갈등을 줄여서 내년 총선 승리와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며 "간극이 있으면 줄여서 같이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당대표인 저의 역할"이라 했다.

다만 인적 쇄신의 규모나 범위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쇄신을 공식 요청한 더미래 역시 내부 의견에는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이 이를 고려해 '전면 쇄신'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후문이다.

비명계를 중심으로는 선출직 외 전면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6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출된 최고위원들은 어쩔 수가 없고, 그거 아닌 임명직과 지명직들은 다 개편을 하라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새로 임명될) 그분들하고 당의 대소사를 항상 같이 논의하고, 고민하고, 그 과정을 거쳐서 어떠한 결정을 하시라는 얘기"라고 했다.

일부 인적 쇄신에 그친다면 내홍이 심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비명계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에 "알 수는 없는 문제이지만, 일부 당직 개편은 고려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문제는 비명계가 수용할 수 있을 정도인가 여부"라고 말했다.

전면 교체가 되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계파색이 옅은 한 민주당 의원은 "탕평책이라고 해서 사무총장에 반대 성향의 사람을 앉혀 놓으면 일이 효율적으로 진행이 안 될 수도 있다"며 "지도부 내에서 갈등하는 모습이 외부에 반복적으로 보여지면 오히려 총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결국은 사퇴론?…'전당원 투표' 제안도친명계 일각에서는 인적 쇄신 요구가 결국 당 대표 사퇴론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요구를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친명 성향의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16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분위기는 쇄신할 필요가 있지만, 문제는 인적 쇄신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은 인적 쇄신을 한 번 수용하면 목표가 총선 앞두고 당대표를 갈아보자는 그거지 않느냐"며 "당 대표가 물러나지 않는 한 지속적으로 물러나라고 계속 이야기할 것이고, 이 목소리는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이어 전 당원 투표를 제안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 사퇴(요구)는 갈수록 거세질 것인데, 이것을 (이재명 대표가) 개인기로 돌파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유일하고 최선의 방법은 전 당원 투표를 하는 것이다. 지도력을 더 공고히 해서 정권에 똘똘 뭉쳐 맞서는 민주당을 국민들이 원하지 않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