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적폐라 놀리면 폭력 아닌가"…민사고 교장 "아이들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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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한만위 민족사관학교 교장(오른쪽)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있다. 2023.3.9/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언어폭력의 범위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교내에서 학생 간 '빨갱이, 적폐' 등의 용어가 사용됐다는 지적에 대해 민족사관고등학교(민사고) 측이 "그게 폭력이냐"고 반문하면서다. 이에 대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현장에서 학생 간 이념갈등 그대로 방치하는 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회 교육위는 9일 오전 열린 전체회의에서 정 변호사 자녀 학폭 문제와 관련한 관계기관 부실대응 의혹 규명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정 변호사 자녀가 재학했던 민사고 측에 "회의록을 살펴보니 폭력 중 빨갱이 얘기가 나온다. (정 변호사의 자녀가) 경향신문을 보는 학생에겐 빨갱이라 놀리고 조선일보 보는 사람은 적폐라고 놀렸다"라며 "이를 알고 있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한만위 민사고 교장은 "일반적인 어른들의 행태에서 배웠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용어를 쓸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의 자유"라고 답했다. 해당 발언들이 학폭이냐는 민 의원의 추가 질의를 두고선 "어른들은 그게 폭력이냐"며 "너무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라고 했다.

민 의원이 "김대중 빨갱이(라고) 하면 폭력 아닌가"라고 재차 묻자 "저는 (그런 용어를) 사용을 하지 않아 모르겠지만 그 부분을 그렇게까지 문제 삼지 않았다"라고 했다. 정 변호사 자녀는 2017년 민사고 재학 당시 동급생에게 '빨갱이 XX'라며 언어폭력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교장은 해당 학폭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민사고 교감으로 근무했다.

이에 대해 민 의원은 "민사고가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저급한 교육을 하고 있는지 지금 다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후 속개된 회의에서도 교내 이념교육 문제가 다시 소환됐다. 여당인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적폐, 빨갱이란 용어를 써도 학교에선 특별하게 관여하지 않았다"라며 "민사고는 학생 간 이념갈등 있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아무 것도 안했다. 학교는 교육기관인데 교육적으로 해결해야지 왜 아무것도 안하고 학폭으로 발전할 때까지 해소를 못하고 방치했느냐"라고 했다.

이어 "학교에서도 할 말이 있겠지만 객관적으로 (이 문제가 정 변호사 자녀 학폭 문제에) 책임이 없다 할 순 없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교육부가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민사고 교장선생님 답변이 저도 안타까웠다. 교육현장에서 학생 간 이념갈등 그대로 방치하는 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교육적으로 다양성 존중하고 배려하는 교육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점에서 보다 균형잡히고 다양성 존중하는 시민교육 등 교육적 노력이 필요하다 생각한다"며 "말씀하신 사실관계 부분을 파악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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