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선 싸워도 뒤에선 합심…간만에 '열일'한 법사위

[the300]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03회 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3.2.1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방금 최강욱 의원님께서 지적하신 부분은 굉장히 정확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2월16일 법사위 전체회의 중)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속 여야 의원들이 16일 모처럼 합심했다. 의원들은 서로를 격려하며 의견을 모아 134건의 타위법을 심사했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전체회의를 열었다. 초반 분위기는 삭막했다. 회의 직전 검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2023년 2월16일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에 의해서 무참하게 유린되고 학살된 그런 치욕적인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다만 기 의원은 발언 말미 "저희들은 민주주의와 민생을 표방하는 정당이다. 항의할 건 최대한 항의하고 민생이라는 양 날개의 한 축을 절대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차례 격론이 오간 후 실제로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사위에 올라온 타위법들을 심사하는 데 집중했다.

모처럼 의견도 일치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 개정안에 대해선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개정안은 반경 100m 이내 집회 시위 금지 구역에 대통령의 집무실 및 전직 대통령 사저를 추가하는 내용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2월22일날 대통령 관저 주변에서 집회 시위를 일방적으로 금지하는 것 자체가 헌법불합치 결정이 났다"며 "근데 그 규정에 보호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는 사저를 넣고 일방적으로 전면 금지를 하다 보면 헌재의 결정에 반하는 법률을 또다시 만드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위헌 소지가 많아서 이 부분은 헌재 결정을 반영하는 내용으로 조문 변경이 필요하다"며 "2소위로 회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기동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2회 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동민 의원은 "행안위가 무슨 생각으로 이 법안을 여야 합의를 해서 올려놨는지 모르겠다"며 "헌법불합치 판정도 그렇지만 세상에 이런 사고를 하는 게 우리 국회에서도 가능한지 정말 납득할 수 없다. 더 이상 토론하고 싶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지금 이 상태로는 이 법은 위헌성을 피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당연히 저희 법사위에서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이날 심사 대상 법안의 유관 부처 위원들에게 뼈있는 이야기를 건네기도 했다.

최강욱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를 해보면 (법안 심사 과정에서) 제일 자주 등장하는 곳이 기재위"라며 "번번이 기재위와 협의가 안 됐다는 이유로 법사위에서 발목을 잡히는데, 그러면 왜 상임위에서는 협의가 안 된 상태서 통과됐으며 거기서 협의가 있었다면 어느 정도인지, 또는 '기재부 주장이 이것인데 저희가 보기엔 기재부가 특정한 점 부각하고 있을 뿐이지 사실 정책적인 면에서 보자면 이건 맞지않다' 등 얘기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이어 "사실 기재부가 과연 늘 고민해서 답변을 하는 것인가 의문 가는 부분이 종종 보인다. 기계적으로 '이건 예산 확보가 안 돼 있다'라고 얘기하는 게 굉장히 많다"며 "그런 걸 정확히 짚으시고 끌려다니지 마시고, 여기 와서 상세하게 설명하셔서 (의원들을) 설득해 각 부처의 입장을 관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점식 국민의힘 간사(왼쪽)와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 2022.9.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자 유상범 의원은 "방금 최강욱 의원님께서 지적하신 부분은 굉장히 정확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이 해당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이렇게 법사위까지 올라오도록 만들었다면 적어도 이 자리에 계신 차관님들은 '이런 반대가 있으나 어떤 필요성이 있다'라는 걸 설득력 있게 저희한테 말씀해주셔야 한다"고 거들었다.

또 "그런 말씀 없는 채로 법안이 2소위에 회부가 되고 나면 여러분들 돌아가서 법안의 무덤으로 회부했다고 법사위 핑계를 댈 거 아닌가"라며 "차관들이 좀 더 준비하시고 국가 기관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다만 법사위가 하루 130건이 넘는 법안을 몰아서 심사하게 된 원인 자체가 여야 의원들의 극심한 정무적 대립 때문이라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된다. 법사위는 그동안 양곡관리법 개정안 2소위 회부 문제 등을 두고 갈등을 겪으며 전체회의를 미뤄왔다.

법사위는 이날 '개인정보 전송요구권(이동권)' 도입을 골자로 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 인터넷 은행이 자산 유동성·건전성 관리를 목적으로 중소기업 외 법인과 RP, 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 등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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