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신중" 이재명 한 마디에…민주당, 금투세 유예로 돌아서나

[the300]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을 방문해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 지도부와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2.11.15/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강행 방침을 재검토한다. 당초 민주당은 "금투세 유예는 초부자 감세"라며 정부여당의 도입 유예 방침을 비판했고, 내년 1월 시행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 반발이 커지면서 이재명 대표가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발 물러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한동안 갑록을박이 이어질 전망이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 대변인은 15일 오후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기재위,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 당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했다. 전날 기재위에 이어 이날 오후에는 민주당 소속 정무위 의원 간 비공개 간담회가 진행된다.

앞서 이 대표는 14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는 야당이어서 나라 살림을 꾸리는 주체가 아니지 않느냐"며 "정부여당이 금투세 유예를 주장하는 마당에 우리가 강행하자고 고집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최고위 후 원내 지도부와 정책위원회, 기재위 위원 등이 참석한 긴급회의를 열고 당론 재검토 작업에 착수했다.

금투세는 주식 등 금융상품 투자로 얻은 수익이 연간 5000만원을 넘으면 수익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다. 2020년 12월 여야 합의로 관련 법이 통과됐으며 시행일은 내년 1월이다.

정부는 다만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인한 국내 주식시장의 침체와 인플레이션 장기화가 계속되고 있어 금투세 도입 시기를 2년 늦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기획재정부는 금투세 도입 유예를 골자로 한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1.15.

당초 민주당은 금투세 도입은 여야 간 합의에 따라 내년 1월 시행이 확정된 만큼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지난 8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금투세는 2년 전 이미 여야 간 합의 하에, 심지어 추경호 당시 의원도 합의한 법으로 시행만 앞두고 있다. 그 근본적인 틀을 흔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한 발 물러선 것은 세금 부담 증가에 따라 개인투자자의 불만이 늘어날 것을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개인투자자들로 구성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회원 60여명은 지난 13일 오후 민주당사 앞에서 민주당 규탄집회를 열었다. 금투세 도입 시 차기 총선에서 민주당 낙선운동까지 경고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당초 내년 1월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지금 같은 증시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을 고려해 유예가 필요하다는 당 내 의견이 나왔고 이 대표도 이에 공감하며 분위기가 전환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기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내년 1월 시행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한동안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주 목요일 민주당 기재위원 일동은 예정대로 내년부터 금투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며 "민주당 기재위 간사로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기재위원 전원 결의에 충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남겼다.

하지만 이미 이 대표가 직접 언급한 만큼 당론 변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 내 이견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내부 총질'로 비춰질 수 있어 대놓고 반기를 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대표가 언급했으니 유예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