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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국정조사·특검 추진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서명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11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에 나섰다. 당내에선 '낮은 수준의 장외투쟁'에 돌입했다는 시선이다. 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이 24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요구서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정부와 여당은 신속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경찰 수사를 불신하면서 국정조사 등 국회까지 나서겠다는 얘기다.

이재명, '국정조사·특검'추진 서명운동… "철저한 진상규명, 도와달라"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검 추진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하며 "국민들께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진상규명이 가능하도록, 국정조사와 특검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국정조사와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여전히 진상규명에 소극적이다. 오히려 반대한다"며 "경찰에 수사를 맡기고 결과를 기다리자는 것은 결국 '셀프 수사'를 통해 경찰과 정부의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의 수사와 그 결과를 기다릴 때가 아니다"며 "이제 국민의 도움을 받아서 직접 진상 규명을 위한 노력을 해야할 때가 됐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에 이어 12일 용산역에서 민주당 서울시당을 중심으로 서명운동을 벌인다. 향후 전국 단위 서명운동으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전국에서 서명운동을 알리는 홍보 버스를 운영하고 온·오프라인에서 서명운동을 병행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전날 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10·29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근본적인 개선대책 강구, 재발방지를 위해 당에 '국정조사 요구 전국민 서명운동'을 제안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처럼 법적 책임만을 강조하며 일선 경찰관, 소방관, 말단 공무원 수사에 집중한다면 다시는 이같은 참사를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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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왼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열린 '상월결사 3주년 이태원참사 추모법회'에 참석해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박홍근 '추모 법회'서 "진정한 애도는 진실 밝히는 것"…24일 '국조 요구서' 처리 예고당 원내지도부는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진행된 '이태원 참사 추모 법회'에 참석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 여당 의원들도 자리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한없이 미안하다. 너무나 비통하다"며 "이름도, 영정도 없이 급작스레 떠난 156분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부디 극락왕생을 기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애도는 그날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며 "더 이상 억울한 희생이 있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다해 진실을 규명하겠다. 남은 우리 모두 진정으로 참회하며 진상과 책임 규명, 안전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참사를 정쟁화한다는 비판에도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SNS에 "참사를 정치에 악용하는 것은 국민의힘이다. 참다 못해 한마디 한다"며 "유족이 원하는 방식으로 애도하는 것이 패륜인가. 고인의 영정 앞에 이름을 불러드리는 것이 패륜인가"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국정조사 및 특검 관철을 위한 여론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박홍근 민주당·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와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등 의원 181명은 이달 9일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이달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해당 안건이 상정되면 수적 우위를 앞세워 안건을 신속히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연한 요구를 정부가 수용하면 좋겠지만 현재 정부·여당이 상당히 소극적"이라며 "국민과 함께 국정조사와 특검이 추진되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예산 국회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국회가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국회에 부여한 책무이기 때문에 국회를 통해 해야할 것이고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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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참사 현장 통행이 재개되자 취재진과 일반인 등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힘은 야당의 국정조사 추진이 자칫 경찰 수사 등에 혼선을 주고 이 때문에 원인규명보다는 정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다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강행할 경우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국정조사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을 받고 "과거에도 우리가 많은 인명피해와 희생자가 발생한 이런 사건 사고에서 수사 기관이 과학수사와 방재 수사에 기반한 신속한 진상규명을 (하는 것을) 국민들 모두가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일단 경찰수사를 송치받은 후에 신속한 검찰수사에 의한 진상규명이 국민들께서 더 바라시고 계시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