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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해 감사원장이 이달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14일 감사원을 겨냥해 "결국 윤석열 대통령실의 하수인으로 전락해 헌법을 유린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과 관련 감사위원회 의결 없이 감사원장 주도로 감사를 진행했다며 절차적 문제를 집중 비판했다.

당내에선 감사원이 문재인 정부 당시 국가안보실 등 5개 기관 소속 20명에 대해 검찰 수사를 요청하자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감사원에 대한 국회 제 1당의 강도 높은 비판 역시 정치 공세로 읽힐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합리적 비판에 무게를 둬야한다는 목소리도 뒤따른다.

민주 "더 이상 방치 못해"…추가고발, 감사원법 개정 추진
민주당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과 관련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국가시스템이 무너지고 법치가 훼손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의 헌법유린과 감사원법 위반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 및 추가 고발 조치 △오는 19일 감사원 개혁방안 범국민 토론회 개최 및 감사원법 개정안 발의와 당론입법 △윤석열 정부의 헌법유린과 법치훼손에 대한 모든 수단 동원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대책위는 감사원이 합의제 원칙을 훼손했다며 절차적 문제를 집중 비판했다. 이들은 감사원이 감사위원회를 최고의결기구로 하는 합의제 행정기관이라고 주목했다. 이어 "감사위원회의 의결도 없이 감사원장과 사무총장의 독단으로 대통령실로부터 청부받은 특정 사안을 감사하고 나아가 감사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법 11조에 따르면 감사위원회의는 원장을 포함한 감사위원 전원으로 구성하며 원장이 의장이 된다. 또 감사위원회의는 재적 감사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대책위는 "감사원의 최고 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 내에서 사법적으로 종결되지 않은 사건에 대해 감사결과를 중간 발표하는 것에 다수의 감사위원이 분명하게 반대한 것으로 언론을 통해 알려진다"며 "검찰 출신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행정부의 체계가 무너진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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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윤석열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 한정애 의원 등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해공무원 피살사건에 대한 감사원 결과발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임종성, 송기헌, 윤건영, 윤영덕, 한정애, 김영배 의원 (공동취재사진) / 사진제공=뉴시스

'文 청와대' 출신 의원들 격앙 "감사원, 정치보복 돌격대 자임"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정치 보복성 감사라는 주장도 이어졌다. 윤건영 등 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과 거리가 먼 정치 선동을 위한 감사 결과"라며 "감사원이 정치 보복의 돌격대임을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감사원이 상세하게 밝힌 여러 팩트(사실) 중에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다. 당시 문재인 정부가 국회와 국민들께 밝힌 내용들"이라며 "대체 무슨 보고서가 삭제됐다는 것인지 리스트도 없다. 자진 월북이라는 최초의 판단은 우리 군이 내린 것인데 판단의 근거 중 무엇이 틀렸다는 것인지도 설명 못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도 힘을 더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감사원이 수사 의뢰하려면 월북이 아니라는 증거를 단 하나라도 제시해야 한다"고 했고 고민정 최고위원은 "대통령실과 감사원의 검은 유착이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문자에 드러났음에도 감사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제 중간결과를 발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럴 때일수록 '합리' 갖춰야…민주, 감사원장 탄핵은 '선긋기'
유 사무총장의 문자 메시지를 계기로 감사원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가던 민주당이 전날 중간 감사결과 발표 후 총공세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명목상 감사원의 독립성을 회복하고 정치 감사의 우려를 해소한다는 취지다.

앞서 유 사무총장은 이달 5일 '이관섭 수석'이라고 표기된 인물에게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것입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보도됐다. 민주당은 수신자를 이관섭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수석으로 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내용과 속도, 강도 측면에서 합리를 갖춘 비판에 힘써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도 적잖다. 감사원에 대한 국회 제 1당의 무분별한 비판은 메시지의 힘을 잃게 하고 결국 역풍으로 돌아온다는 시각에서다.

민주당이 감사원에 대한 추가 고발을 예고하면서도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에는 선을 긋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민주당은 유 사무총장의 문자 메시지 논란 외에 최 원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추가 고발을 검토 중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감사원장 탄핵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탄핵이나 해임건의안을 자주 거론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며 "비판을 하면서도 (국민들께) 연착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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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