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의 '아이스맨' 한반도 지원?...핵항모로 본 작전구역

[the300]

9월27일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레이건함에서 미 해군 함재기 F/A-18 슈퍼호넷이 이함하고 있다. /사진제공=합동참모본부 제공 영상 캡처
서태평양에 있던 미국 핵항모가 동해로 되돌아오면서 인도·태평양 역내 미 해군의 광활한 작전구역에 새삼 관심이 쏠린다. 해외 주둔군으로 지구 지표면 절반 정도 범위를 작전구역으로 삼은 미 태평양 함대는 미 정부가 북한 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를 해상에서 견제하는 수단으로 거론돼 왔다.

인도·태평양 역내 해양 안보는 수출입 물동량 99.8%를 해운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명운과 직결된 문제기도 하다.

다만 '청구서'도 있다. 대만 해협 갈등과 같은 역내 긴장으로 미 측은 한국과 같은 동맹이 광범위한 지역에서 미 전략에 가담하길 바랄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일미군 기지서 찾아온 핵항모…한반도 유사시 최우선 지원군



6일 미 해군에 따르면 로널드 레이건함은 다른 항모들이 모두 미 항구가 모항인 것과 달리 주일미군 요코스카해군 기지에 영구 배치된 항모다. 로널드 레이건함은 승조원 4900명에 F/A-18 등 항공기 80여대를 탑재한 군함이다. 지난달 30일 동해 공해상에서 한미일 해군 연합훈련을 벌인 뒤 모항에 돌아가다가 북한의 4일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동해행을 택했다.
미국의 싱크탱크 미해군연구소(USNI)가 주간 단위로 추적·공개하고 있는 항모 위치도상으로 로널드 레이건함이 속한 항모강습단은 3일(현지시간) 집계 기준 일본 북동쪽 근방 서태평양 해상에 위치한 것으로 표시됐다. 해당 항모강습단의 모항은 일본 중부에 있는 요코스카 주일미군 해군기지다. /사진=USNI 뉴스 홈페이지 캡처
'떠다니는 군사 요새'로 불리는 미 핵항모가 일본 항구를 모항으로 삼은 것은 미 해군이 일본을 유사시 전략적 요충지로 인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주일미군은 서태평양에서 미국령 괌, 하와이, 미 본토에 대한 위협을 막는 '최후의 보루'로 거론돼 왔다.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주일미군이 한반도 유사시 미 측 증원 전력으로 가장 먼저 투입될 부대"라고 입을 모은다.

로널드 레이건함은 미 제5항공모함타격단의 기함이다. 5항모타격단은 주한 미 해군 사령관을 겸직 중인 마이클 도널리 준장이 단장이며 미 해군 7함대의 예하 부대에 해당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미 항모 전력에 대해 "북한의 지대함 미사일 같은 경우 사거리가 최대 200km 정도인데 미 항모 전단은 훨씬 더 먼 거리에서 전투기로 작전한다"며 "요코스카에 있는 주일미군에 최신 줌월트 구축함이 이미 배치가 된 상태고 전력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했다.



항모타격단 속한 '7함대' 1억2400만㎢·7함대 속한 '태평양 함대 '지구 절반' 2억5900만㎢


미 해군의 차세대 스텔스 구축함 줌왈트(DDG-1000)호가 2015년 12월7일 대서양에서 시험항해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요코스카 주일미군 기지가 거점인 7함대는 가로축으로 봤을 때 날짜변경선(IDL·경도 180도) 서쪽인 서태평양에서부터 인도·파키스탄까지, 세로축으로는 북쪽 쿠릴 열도에서 남쪽 남극까지 뻗은 범위를 작전구역으로 설정하고 있다.

주일미군은 대만 해협 유사시 미군이 가장 먼저 투입할 부대로도 거론돼 왔다. 칼 토마스 중장이 함대 사령관을 맡은 7함대가 커버하는 작전구역 면적은 1억2400만㎢에 달한다. 36개 해양 국가와 접하고 세계 인구 50%가 거주하는 곳이며 중국·러시아·북한과 맞닿아 있는 구역이다.

7함대를 관할하는 상급 부대인 태평양함대는 지구 지표면 절반을 오가는 수준까지 작전구역이 늘어난다. 미 하와이 진주만에 본부가 있는 태평양함대는 미 서부 해안에서 인도양까지 남극에서 북극권을 아우르는 2억5900만km²를 작전구역으로 커버한다. 지구 표면적 넓이가 5억1010만km²다.
영화 '탑건 매버릭' 속 '아이스맨' 캐릭터의 사진. /사진-유튜브 ParamountKR 채널 탑건 매버릭 예고편 캡처
사령관 계급도 대장으로 올라간다. 올해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 영화로 미 해군 선전물 성격이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탑건 매버릭'에서 주인공 '매버릭'(톰 크루즈)의 30년 지기로 등장한 캐릭터 '아이스맨'(발 킬머 분)의 극중 직책도 태평양함대 사령관이었다.

9월 26일 오후 한국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서애류성룡함(DDG, 7600톤급)에서 연합 헬기 이착함 훈련(CROSS-DECK)이 진행되고 있다. 영상 속 헬기는 미 해상작전헬기(MH-60, 시호크). /사진=해군 제공 영상 캡처
태평양함대의 실제 사령관인 사뮤엘 파파로 대장은 지난 6월 이종섭 국방장관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만나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는 한미 연합방위태세가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파파로 사령관은 이달에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만 주변 해역 봉쇄가 실현될 경우를 가정한 질의를 받고 "미국과 동맹국이 해상 봉쇄를 돌파할 전력을 보유했는지에 대한 답은 '그렇다'이다"고 했다.

미 정부는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 자산을 연맹(federation)형태로 합쳐 운용하는 통합 억제(integrated deterrence) 개념을 부각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등장해 매우 강조하는 게 통합억제"라며 "핵심 동맹국과의 상호 운용성을 높이겠다는 의미가 있는데 해상에서 다국적 연합훈련을 많이 하고 있고 규모도 커진 배경"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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