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尹대통령 휴가 중 '휴식' 강조·'쇄신론' 선 긋는 이유는

[the300]휴가 일정 비공개·20%대 지지율 맞물려 다양한 추측 제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주 휴가 기간 휴식에 집중한다. 지방 휴양지에도 가지 않고 서울에 머무르며 향후 정국 구상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휴가 후 인적 쇄신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최고위원 연쇄 사퇴 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격랑'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여권에서 거론되는 대통령실 참모 책임론에 선을 긋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尹 대통령, 휴식 중…일 비슷한 건 안 할 것"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이 24일 용산 대통령실 오픈라운지에서 취재진을 바라보고 있다. 가운데는 최영범 홍보수석. 왼쪽은 강인선 대변인.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작년 6월 정치를 시작한 이후 거의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며 "취임 이후부터는 일정이 하루 몇 개씩 될 정도로 바빠서 거의 휴식을 취하지 못한 상태로 매일 사무실에 오는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 지방 이동을 여러 번 검토했는데 그렇게 이동해 어떤 행사나 일과 비슷한 게 되는 건 안 하기로 했다"며 "지금 계속 댁에서 오랜만에 푹 쉬시고 주무시고 가능하면 어떤 일 같은 건 덜 하시고 산보도 하고 영화 보기도 하며 오랜만에 푹 쉬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실 관계자, 여권 관계자를 인용해 마치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는 듯) 여러 추측이 나오는데 대부분 근거 없는 얘기"라며 "대통령은 정말 푹 쉬고 계시다. 누굴 만나거나 행사를 가시게 되면 빨리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휴가 중이고 달리 행사가 없다는 것 때문에 관계자를 인용한 여러 억측이 나가는데 '휴가 끝나면 뭐 할 것이다', '어떤 생각하고 계시다', '어떤 쇄신을 한다' 이런 얘기들 대부분 근거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역대 대통령과 다른 尹 대통령 여름휴가…방문지·일정 없어


2018년 8월2일 여름 휴가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대전팔경 중 하나인 대전 장태산휴양림에서 산책하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사진=뉴스1
대통령실이 이처럼 윤 대통령의 '휴식'을 강조하며 인적 쇄신 등 억측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역대 대통령들과 다른 윤 대통령의 휴가 스타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집권 1년차인 2017년 7월 30일부터 8월 5일까지 6박 7일 일정으로 첫 여름휴가를 떠났다. 휴가 콘셉트가 휴식이라고 밝혔지만 문 대통령은 휴가 기간 강원도 평창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시설을 방문한 뒤 경남 진해의 군 휴양시설에서 휴식을 취했다.

집권 2년차인 2018년엔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4박 5일 휴가를 떠났다. 당시 청와대는 '휴식을 위한 휴식'을 강조했지만 경북 안동의 봉정사를 찾은 모습이 청와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공개되며 내수 활성화 메시지를 전하는 한편, 충남 계룡대와 대전 장태산휴양림에서 휴가를 보낸 사실이 알려졌다. 진천규의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등 독서 목록도 공개됐다.

반면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여름휴가와 관련해 장소와 일정 등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대통령실은 당초 윤 대통령이 자택에 머물다 2~3일가량 경남 거제 저도 등 지방 휴양지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으나, 이날 최종적으로 지방을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20%대 지지율에 대통령실 쇄신론 나오자 선 긋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약식 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사진=뉴스1
이같은 이례적인 대통령의 여름휴가 계획은 20%대 지지율(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과 여권 내 혼란 등과 맞물려 다양한 추측을 낳고 있다. 야권은 물론 여권 내에서 조차 윤 대통령이 휴가 후 대통령실 참모들 인적 개편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통령실 일각에선 2013년 8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첫 여름휴가를 다녀온 직후 허태열 비서실장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4명 등 참모진 절반을 교체한 전례가 거론된다. 비슷한 일이 반복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여당에서 나오는 쇄신 요구를 대통령이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처럼 몰아가니 그건 아니라고 설명을 드린 것"이라며 "휴가 기간 대통령의 외부 행보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실 쇄신 얘기는 나오지만 하마평에 오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며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취임 3달도 안 돼 지지율을 이유로 경질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휴가 기간 8·15 경축사 대국민 메시지를 준비하는 한편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해서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 17일 취임 100일을 맞는 만큼 연금·노동·교육 3대 개혁을 포함한 관련 메시지도 준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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