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尹의 낮은 지지율·文의 높은 지지율

[the300]

용산 대통령실이 뒤숭숭하다. 이달 초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데드크로스(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름)'를 기록하더니 이제는 부정평가가 긍정평가의 두 배다.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던 대통령과 참모들에게 위기감이 읽힌다. 속이 타들어가는 건 국민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국정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보여주며 낮은 수치는 그자체로 불안을 재생산한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대통령의 지지율은 국민들이 현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를 보여주는 지표이자 국정에 드라이브를 걸게 하는 위치에너지"라고 했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국정 평가는 피할 수 없는 성적표다.

하지만 지지율을 국정 성적표와 동일시하는 건 위험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막판까지 40% 안팎의 지지율을 유지하고도 5년 만에 정권을 내줬다. 지지율은 이기고 최종 평가전에서 패한 격이다. 문 전 대통령이 임기 평균 50%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한 것은 여러 비결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콘크리트 지지층의 영향이 가장 컸다고 분석된다. 비판능력을 상실한 지지는 정권의 눈과 귀를 가리는 독이 되기도 한다. 한 정치권 인사는 "열성지지층이 문 정부 재집권 실패의 원인"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원인은 인사·경제문제 등 복합적이지만 취약한 지지기반 등 구조적 원인도 중요하게 거론된다. 열성 지지층이 적은 데다 지지율 관리 능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수많은 선거 경험을 통해 동물적으로 표 관리에 익숙한 여의도의 정치 '선수들'과 궤를 달리 한다. 대통령실에 전체 판을 내다보고 전략을 짜는 컨트롤 타워 기능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여의도 정치에 불신을 드러내고 '정무적 판단'보다 법·원칙을 내세운 것도 지지율 하락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가 들린다.

윤 대통령은 낮은 지지율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문제를 돌아보고 국정운영 전반에 변화를 모색해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국민들이 정책 변화를 체감하도록 필요하다면 '쇼'도 피할 필요는 없다. 새로운 정치를 바라고 그를 선택한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다만 지지율을 위한 정치는 앞으로도 하지 않기를 바란다. 여의도의 '정치공학'과 다른 '윤석열 스타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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