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고개 숙인 윤재순 대통령실 비서관 "사과"…적극 해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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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윤재순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며 성비위 논란에 사과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7/뉴스1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실시된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과거 성 비위 의혹 등이 문제가 된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고개를 숙였다.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에서는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등이 참석해 현안 질의를 받았다.

운영위 초반부터 의원들은 윤 비서관의 과거 의혹을 집중 질의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이 해명 기회를 주자 윤 비서관은 "논란의 중심에 서 있고 국민께서 염려, 우려하시는 부분을 충분히 느끼고 있다"면서도 "더 잘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나간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국민에게 상처가 되고, 불쾌감을 느꼈다면 당연히 제가 사과를 드려야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먼저 사과드린다"고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실의 안살림과 직원 교육을 책임지는 윤 비서관이 왜곡된 성 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 비서관이 2012년 7월 대검 검찰사무관 재직시절에 2차 회식자리에서 '러브샷을 하려면 옷을 벗고 오라', 여름철 스타킹을 신지 않은 여직원에게 '속옷은 입고 다니는 거냐' 등의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김대기 실장을 향해 "당시 경고 처분 받은 게 적당하냐"고 물었고 김 실장은 "저 말 자체는 부적절하다. (경고 처분을) 했었다면 적당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성비위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7/뉴스1
같은 당 천준호 의원은 "성추행 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왜곡된 성인식을 담은 시를 담아 출간하고 평소에 음담패설과 폭언을 수시로 일삼았다고 알려진 문제적 인물인데 버젓이 1급 비서관으로 임명하고 사퇴는 없다고 항변하는 것이 대통령실이 단체로 도덕 불감증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김 실장은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윤 비서관은 검찰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2002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당시 출간한 시집에서 시 '전동차에서'를 발표했는데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 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 보고 엉덩이를 살짝 만져 보기도 하고 그래도 말을 하지 못하는 계집아이는 슬며시 몸을 비틀고 얼굴을 붉히고만 있어요' 등의 구절이 논란이 됐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7/뉴스1
한편 윤 비서관은 이날 적극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이 "새로운 정부에서 중책을 수행하는 만큼 한치의 숨김 없이 사실을 밝히고 잘못이 있으면 제대로 사과하라"고 요구하자 윤 비서관은 "96년도 (사건)에 대해서는 제가 어떠한 징계라든가 처분이라든가 받은 적이 없다. 정기 인사 때 임지를 옮긴 적은 있다. 이게 징계를 받은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2003년도에는 제가 윗분들로부터 일 열심히 한다고 해서 격려금을 받았다. 그날이 공교롭게 제 생일이었다. 직원 10여명 남짓 될 때인데 (속칭) '생일빵'을 당했다"며 "하얀 와이셔츠에 까만 초콜릿 케이크가 뒤범벅돼 있었다. (직원들이) 뭐 해줄까 했는데 '뽀뽀해주라'고 화가 나서 했던 건 맞는다"고 했다.

윤 비서관은 "그것을 성추행했다고 해서 그 당시에 제가 조사를 받은 것도 아니고 10개월 인가 지나서 감찰본부장 경고(를 받고)"라며 "대검에서 서부지검으로 전보 조치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경고 사유 등) 내용이 뭐였는지에 대해서는 (관련 문건을) 읽어보지도 않고 바로 세단기에 갈아버렸다"고 했다.

또 윤 비서관은 "여러 언론에서 (성비위 의혹 보도와 관련해) 제가 2차를 가서 어쩌네 하는데 제가 (저녁) 식사를 하면서 2차를 안 간다는 것은 많은 직원이 안다"며 "일일이 대꾸하면 정말 진흙탕 싸움이 되니까 아무 말 않고 잠자코 있었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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