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달 1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대회 '지스타'를 찾은 관람객들이 부스에서 게임을 하고 있다. 2021.11.18/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확률형 게임아이템(확률아이템) 폐해를 지적하면서 확률정보 공개 의무화를 약속했다. 게임시장의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게이머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다. 확률정보 공개를 법적 의무 사안으로 규정하는 법안은 여러 건 발의됐으나 입법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재명·안철수 "확률아이템 정보 공개해야"

이미지 크게보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위기의 대학, 공유경제를 만나다' 주제로 열린 스타트업 미래의숲 1차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12.13/뉴스1

안철수 후보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아이템 뽑기 확률은 공개돼야 한다"며 " 환불과 보상 그리고 미성년자 결제 문제에 있어서 게임사업자 책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확률아이템 논란을 거론하며 "업계 측에서는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하지만 강원랜드의 슬롯머신도 확률을 공개하고 있어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끊임없이 과금을 유도하기 위해서 조합형 아이템들은 그 조합이 이뤄지지 않도록 확률을 변동시킨다는 의심마저 받고 있다"며 "확률을 공개하지 않으니 몇몇 증거가 발견된 게임을 제외하고는 게이머들이 조작 여부도 알 수 없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사진=디씨 이재명 갤러리.

앞서 이재명 후보도 확률아이템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후보는 지난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이재명 갤러리에 '외면받아온 게임 유저들의 권익 보호에 적극 나서겠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확률아이템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닐 것이다. 문제는 확률아이템 모델이 'Pay to Win', 즉 돈을 내고 강해지는 시스템과 결합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정 작용으로 해결되면 가장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게임업계의 자율규제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수년간 자율규제가 시행돼 왔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은 오히려 계속 커졌다"고 꼬집었다. 확률아이템 문제를 '게임시장의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들을 거론하면서 "내용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확률아이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취지는 같다"고 밝혔다. 근본적인 해법으로 게이머 권익 보호와 의견 수렴을 위한 창구 마련을 제시하기도 했다.

확률템 규제 법안, 문체위 계류… 1년 내내 심사조차 못해일명 '뽑기 아이템'으로 불리는 확률아이템 정보 공개를 게임사의 법적 의무 사안으로 규정하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은 지난해 말부터 여러 건 발의됐다. 민주당 이상헌·유동수·유정주·전용기 의원과 하태경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안들이다. 그동안 확률아이템 사행성 방지를 위해 게임업계의 자율규제가 시행됐지만 확률 조작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입법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3월 불거진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확률 조작 논란은 자율규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입법 규제 여론이 확산한 결정적 계기였다.

확률아이템 입법 규제의 핵심은 확률정보 공개 의무를 부과하고 처벌 근거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게임사 감독기구와 이용자 권익 보호기구 운영 근거를 만드는 조항도 포함됐다. 해당 법안들은 소관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됐으나 단 한 차례도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여야의 정쟁 국면에서 입법 우선순위가 밀린 탓이다.

게임산업협회는 국회의 입법 규제를 막기 위해 이달부터 확률정보 범위를 확대한 자율규제 강령 시행에 들어갔다. 유료와 무료 오소가 결합된 경우 개별 확률을 이용자가 명확히 인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개해야 한다. 다만 강제성이 없는 한계점이 여전해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찍힌다.

문체위 관계자는 "법안 심사에 앞서 공청회 일정부터 잡자고 야당에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며 "야당에서 응하지 않고 있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