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관측장비 1002대 있는지도 모르는 기상청…'1000억 방치'

[the300][2021 국정감사]노웅래 의원 "기상관측표준화법 개정 필요"

지난 8월 1일 오후 충남 태안군 안면도 일대에서 기상관측차량을 이용한 여름철 위험기상 대비 집중관측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1
기상청이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에 기상관측장비의 설치 여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노웅래 의원실에서 전국 17개 시도 및 공공기관에 공문을 발송해 각 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기상관측장비에 대한 실태조사 실시한 결과, 기상청이 기존에 파악한 4194개 기상관측장비 외에 1002개에 달하는 기상관측장비가 미등록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환경부가 보유한 기상관측장비 506대 중 85.4%에 이르는 432대는 신고되지 않은 상태였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기상관측장비 등록 상황도 마찬가지다. 서울시가 보유한 기상관측장비 319대 기상청이 파악하고 있는 표준관리지점 장비는 96대에 불과했다. 절반이 넘는 69.9%는 기상청에 등록되지 않은 장비였다. 그외 경기도에 설치된 548대 중 130대, 제주특별자치도에 설치된 125대 중 31대도 기상청에서 파악하지 못한 장비였다.

미신고된 기기는 대부분 하천주변에 설치된 강수량계(860대, 약 86%)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강수예보 정확도는 제자리거나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예보와 실제 관측간의 일치정도를 나타내는 강수유무정확도는 지난 2018년 92.8%에서 올 9월 기준 90.1%(100에 가까울수록 정확한 예보로 접근)로 소폭 감소했다. 관측된 강수현상에 대해 미리 예보했는지를 평가하는 강수맞힘률도 지난 2018년 0.66%에서 2019년 0.70%, 2020년 0.69%, 지난 9월 대비 0.66%(1에 가까울수록 정확한 예보로 접근)로 떨어졌다.

기상청이 지난 2015년부터 조사한 예보정확도에 대한 국민들의 체감 수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모든 항목이 2015년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강수량계는 하나에 1000만 원 수준으로 각지자체와 공공기관이 따로 설치한 장비예산은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같은 예산이 체계적인 관리 없이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

기상관측의 정확성과 기상관측장비의 공동활용을 통해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2005년 12월 기상관측표준화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기상관측업무를 수행하는 중앙정부, 지자체 등이 공통된 기준(표준화)에 따라 기상관측장비를 설치·관리하고 관측된 자료를 공동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기상관측표준화법에 따라 정부, 지자체 등은 기상관측시설 설치 시 기상청에 신고를 해야 하지만 대부분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이에 기상청의 체계적인 통합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상관측표준화법(제8조)에 따라 관측기관은 관측장비 설치, 교체, 이전 시 그 내용을 기상청장에게 미리 알리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기관에서 기상관측 목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신고하지 않는 경우 기상청이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노 의원은 기상관측 표준화·공동활용 준수사항을 현재의 협의·권고에서 의무로 강화하는 내용의 기상관측표준화법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노 의원은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기상관측장비를 임의로 설치하면, 기상예보에도 쓸 수가 없고 관측장비가 중복이 되는 예산 문제가 있다"며 "이상기후로 인한 국민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기상정보를 담당하는 기상청의 역할이 더욱 한 만큼 기상관측장비의 관리를 강화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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