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노동부, '임금체불' 조폐공사에 노사문화우수상..."임금체불 사실상 방조"

[the300]정기근로감독 면제 대상 기간 임금 및 근로자 휴업 수당 미지급…장철민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해야"

한국조폐공사가 퇴직근로자 임금 및 근로자 휴업 수당을 미지급하는 등 노동관계법을 다수 위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임금 체불액은 총 7억여원 이상이었다. 여기엔 고용노동부의 노사문화우수기업 제도가 보이지 않는 역할을 했다. 노동부는 임금체불 상태였던 조폐공사를 노사문화우수기업으로 선정해 정기근로감독을 면제해줘 임금체불을 단속하기는 커녕 더욱 늘어나게 방조했다. 노동자들이 시위에 나선 후 비로소 적발하고도 노사문화우수기업 취소 사유는 되지 않는다며 조폐공사 옹호에 급급한 모습이다.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노사문화우수기업 선정 및 노동관계법 위반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조폐공사를 포함해 총 9곳의 사업장이 노사문화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이후 임금체불과 근로시간 초과 등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노사 파트너십을 통한 협력적 노사관계로 상생 노사문화와 사회적 책임을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노사문화우수기업을 선정해 해마다 우수기업상과 대상을 주고 있다. 혜택으로는 정부포상과 선정 유효기간 3년간 정기근로감독을 면제받는다. 2018년 우수기업 40곳·대상 9곳 선정, 2019년 우수기업 39곳·대상 10곳 선정, 2020년 우수기업 36곳·대상 8곳 선정, 2021년 우수기업 37곳이 선정됐다.

이중 2020년 8월 노사문화우수기업으로 선정된 한국조폐공사는 선정된 3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기간제 근로자에게 휴업수당이나 퇴직금 등 임금 지급을 체불한 사실이 적발됐다. 체불 임금의 총액은 7억614만원에 이른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 보면 한국조폐공사는 지난 2018년 1월 부터 2020년 9월까지 퇴직 근로자 144명 임금 합계 1억 1737만 1947원 지급하지 않고 있었다. 또 지난 2017년 10월부터 근로자 159명의 휴업수당 5억 286만 5038원 역시 미지급됐다. 그 외에도 2018년 퇴직 근로자 74명 퇴직금 5164만 2692원과 2017년 근로자 19명 임금 3425만 5820원을 체불했다. 이같은 임금 체불 사실은 노동자들이 시위에 나선 후에야 특별 수시 감독으로 드러나게 됐다.

노사문화우수기업 선정 당시 이미 한국조폐공사는 임금체불 등 문제가 있었던 상황임에도 표창을 받았다는 얘기다. 더욱이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이 적발된 이후에도 우수기업 선정은 취소되지 않았다.

한국조폐공사 외에도 노사문화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대전 광역시 시설관리공단은 기간제 및 일용 근로자의 주휴수당을 미지급했고, 구미시설관리공단은 근로계약서 작성 기준을 위반해 과태료 450만원까지 냈지만 현재도 노사문화우수기업에 이름이 올라있다.

노사문화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일반 기업 중에서도 삼우금속공업은 2018년 8월 노사문화우수기업으로 선정됐으나 선정 후 2개월만에 노동관계법 위반이 무려 7건이나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남 김해 소재기업 유니크는 2018년 8월 노사문화우수기업으로 선정. 그러나 2019년 10월 파견법 위반에 이어 올해 6월에도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례가 발견됐다.

고용노동부에서는 적발 후 시정이 완료됐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고 보기 힘들어 선정 취소 사유까지는 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노사문화우수기업 매뉴얼에 따르면 우수기업 선정취소 사유로 △제출한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선정되기 전 노동관계법 등 위반 △선정 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해당 사유가 발생하면 지방관서에 해당 기업을 조사하고 관할 지방청·대표지청·본부 합동 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우수기업 취소 또는 철회를 결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노사문화우수기업 취소 적용 기준을 강화하는 등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장철민 의원은 "조폐공사의 경우 여권발급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부당해고 및 휴업수당 미지급 등 올해 초까지 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는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주범"이라며 "그럼에도 노사문화우수기업 선정 취소가 되지 않는 부분은 사실상 고용노동부가 임금 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 행위를 방조한다고도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 의원은 "사회적 책임과 모범을 다하는 노사문화우수기업의 본래 취지를 잘 고려해야 하고 우수기업은 정기근로감독을 면제해주는 만큼 노동관계법 위반이 적발되면 시정 여부와 관계없이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로 우수기업 선정을 취소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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