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고폭탄을 판지로 포장…軍 '부실 탄약용기' 191만개

[the300] 감사원 "방수·방수 기능 저하" 우려

/자료=감사원 '탄약 조달 및 관리실태' 감사보고서
방위사업청이 4년8개월에 걸쳐 납품받은 191만발 규모 탄약 보관에 필요한 탄약지환통(탄약 보관·포장용기)들이 모조리 국방규격에 부합하지 않아 탄약의 방수·방습 기능이 우려된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탄약지환통의 방수층을 만들 때 쓰이는 이중 크라프트지(크라프트펄프를 주원료로 하는 포장용지)가 충분히 들어가지 않았던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감사원이 3일 공개한 '탄약 조달 및 관리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이 2016년 1월6일부터 2020년9월28일에 걸쳐 완성탄업체 4곳에 신형고폭탄 등 191만1256발 탄약(2295억원)에 납품받은 탄약지환통 5종, 31개를 샘플 조사한 결과 31개 모두 '이중 크라프트지 2장'이라는 국방규격을 벗어난 제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규격상으론 탄약지환통의 방수층은 △알루미늄 포일 1개 층 △이중 크라프트지 2장 △아스팔트 크라프트지 1장 △아스팔트 6개 층으로 구성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완성탄 업체 4곳으로부터 94억원을 받고 지환통 191만1753개를 납품한 하도급업체 2곳은 해당 제조공정에서 이중 크라프트지 대신 1장 또는 2장의 일반 판지를 사용해 적층구조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감사원이 해당 하도급업체 2곳을 조사한 결과 국방규격이 제정된 1973년 이후부터 국방규격상의 적층구조대로 탄약지환통을 제조한 적이 없다는 진술이 나왔다.

감사원은 "두 제조사 관계자들 모두 국방규격의 적층구조대로 지환통을 제조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특히 A사 관계자는 기포발생 등 불량이 많을 경우 이중 크라프트지 2개 모두를 일반판지로 대체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결국 품질보증의 1차 책임이 있는 완성탄 업체 4곳이나 2차 책임이 있는 국방기술품질원 모두 이중 크라프트지 관련 검증 업무를 소홀히 하면서 불량 탄약지환통이 대량 납품됐다는 게 감사원의 시각이다.

감사원은 국방부장관에게 국방규격과 달리 포장된 탄약에 대한 방수·방습 기능을 각 군이 수립토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창장에겐 문제가 된 완성탄업체 4곳과 관련, 5년의 하자보증기간 물량에 대한 대체 납품 요구 등 조치를 하고 입찰참가자격은 제한하라고 통보했다. 국방기술품질원장과 육군 탄약 지원사령관에겐 각각 업체품질보증계획서 검토, 지환통 품질 검사 업무를 철저히하라며 관련자들에 대한 '주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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