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을 잡아라"…대선주자들 쏟아낸 '복지공약' 살펴보니

[the300][대한민국4.0 Ⅳ: 어젠다 K-2022]<2>한국 사회보장체계의 진화를 위하여③대선판 달구는 '복지 어젠다'

편집자주2022년 3월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머니투데이가 공공정책전략연구소(KIPPS)와 함께 9회에 걸쳐 '대한민국 공론장'을 마련합니다. 어느 정파에도 얽매이지 않고 모든 후보와 정당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 어젠다를 발굴하는 좌담회를 진행합니다. 대선을 앞두고 기승을 부릴 맹목적 진영논리나 인기 영합의 흐름에 제동을 걸고, 여야·좌우를 넘어 미래를 위한 생산적이고 책임 있는 정책 대안 경쟁을 유도할 계획입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 사진제공=뉴스1

소득보장 체계 혁신을 위한 '복지 어젠다'가 대선판을 달군다. 소득과 자산 불평등 간 악순환의 고리가 견고해지면서 미래 불안을 호소하는 바닥 민심에 다가가기 위한 정책들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로 진입은 새로운 소득보장 체계를 추동하는 힘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일찌감치 '기본소득'을 간판 정책으로 내세웠고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신복지제도'을 내놨다. 야권에선 '부의소득세'를 기반으로 한 유승민 전 의원의 공정소득이 국민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이재명 "기본소득, 임기내 1인당 연 100만원…월 50만원 장기 목표"


'이재명표 기본소득'은 임기내 전국민에게 한해 1인당 100만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4인 가구 기준 4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누구에게나(보편성) 개인적으로(개별성) 한해 4회 이상(정기성) 자산심사나 노동요구 없이(무조건성) 시한부성 지역화폐(현금성)를 지급하는 것으로 학계에서 논의 중인 기본소득 원칙을 따른다.

'기본소득 스케줄'도 공개했다. 임기 개시 다음연도인 2023년부터 25만원씩 1회로 시작해 임기 내 최소 4회 이상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증세 없이 시작해 유효성을 증명한 후 국민 공감대가 형성되면 국토보유세·탄소세 등을 활용해 확대한다는 '로드맵'이다.

기본소득을 국가정책으로 도입해 조세저항을 최소화하며 저부담·저복지 국가에서 중부담·중복지 국가로 가는 대전환의 길을 열겠다는 복안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국민 동의를 전제로 한 최종 목표는 기초생활수급자의 생계비 수준인 월 50만원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달 25일 오전 광주 서구 민주당광주시당 대회의실에서 지역기자간담회를 하고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이낙연 '신복지제도'…"8대 생활영역, 최저기준·적정기준 '투트랙' 달성"


이낙연 전 대표가 내놓은 '신복지제도'는 소득과 주거, 교육, 노동, 의료, 돌봄, 문화, 환경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8대 생활영역에 대한 '최저기준'을 정해 국가가 보장하는 내용이다. 또 2030년까지 중산층 삶에 걸맞은 '적정기준' 달성을 국가 목표로 추진한다.

'돌봄 국가책임제'가 대표적이다. 아동수당 지급대상을 2025년까지 현행 만 7세에서 초등학생으로, 2030년에는 만 18세까지 확대한다. 또 △2025년 '만 5세 전면 의무교육' △'온종일 초등학교제' 2025년 시범시행 후 2030년 완성 △2030년 전국 학급당 초등생수 20명 이하 달성 △유치원 무상급식 빠른 시기 시행 등이다.

단순히 최저 생활 보장을 위한 공공부조 성격의 복지 제도를 넘어 한국 사회의 발전 수준을 반영해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새로운 기준을 도입한다는 개념이다. 세계은행과 국제노동기구(ILO)가 2015년 '보편적 사회보호'에 합의하는 등 글로벌 스탠다드도 주목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가 이달 27일 오전 광주 서구 민주당 광주시당 대회의실에서 '광주·전남지역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野 '부의소득세' 바람…유승민 '공정소득' 내놨다


야권에선 '부의소득세' 바람이 분다. 야권을 대표하는 경제 전문가인 유승민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3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정소득(NIT·Negative Income Tax)를 제안했다"며 공정소득에 부의소득세(NIT) 특징이 담겼음을 시사했다.

일정 수준 이하 저소득층은 마이너스(-) 소득세로 결과적으로 보조금을 받고 고소득층은 세율에 따라 소득세를 내 재원의 상당 부분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고소득층은 '더 내고' 저소득층은 '더 받는' 구조로 직관적 이해를 높인다. 기본소득과 비교해 사실상 '선별 지원' 방식에 가깝다는 평가다.

부의소득세는 정교한 소득파악 시스템을 전제로 한다. 유 전 의원은 이달 26일 "ICT(정보통신기술) 강국인 우리나라에서는 월급 생활자들의 소득은 유리지갑이라고 할 만큼 다 드러나있고 자영업자들도 카드매출이 대부분이라 소득파악이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정책을 밝히지 않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역시 부의소득세를 대선 정책으로 입안할지 관심이 몰린다. 부의소득세를 지급하자는 내용의 저서를 공저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지난달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해 정책을 총괄하는 상황이다.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5월31일 오후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 경산캠퍼스 상경관에서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초청으로 열린 ‘코로나 이후의 한국과 정치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선별 vs 보편' 공방 현재진행형…재원 논쟁, '탄소세'로 확전


소득보장 체계를 둘러싼 정치권 논쟁은 다른 정책 이슈를 빨아들인다. '선별 대 보편' 지원 등 복지 철학에 대한 공방도 현재진행형이다. 이 지사는 세금을 많이 내는 부자들을 배제하거나 차별하지 않는 기본소득이 실행 및 지속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반면 유 전 의원은 소득에 따른 '차별'이 아닌 '차이'를 인정하고 이것이 불평등을 줄이는 공정이라고 맞선다. 이 전 대표는 저소득층을 위한 '최저기준'과 중산층 대상의 '적정기준'을 조합한 신복지제도로 응수한다. 사실상 폭넓고 두터운 방식의 선별 지원으로 풀이된다.

재원을 둘러싼 논쟁은 '기본소득 목적세'로 번지는 양상이다. 탄소세가 대표적이다. 이 지사는 기후위기 극복과 화석연료 사용 제한 및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 탄소세가 불가피하다며 국민들이 돌려받는 탄소배당 성격의 기본소득으로 조세 저항을 줄이자고 제안한다.

유 전 의원은 "탄소세로 탄소배출량이 줄어들면 탄소세 수입도 줄고 탄소배당도 줄어든다"며 "애당초 탄소배당은 기본소득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탄소세가 탈탄소나 에너지 약자를 위한 것으로 기본소득을 위한 세금이 아니라는 입장을 피력한다.


야권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달 27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상인, 시민 등과 인사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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