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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집값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며 추격매수를 자제해달라는 담화를 발표한 데 대해 야당과 야권 대선 후보들은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국민들 책임으로 떠넘기고 있다며 임대차 3법 등 정책의 전향적 기조 변화를 촉구했다.

이날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캠프 김병민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집값 급등의 정부실패는 외면한 채, 되려 국민께 책임을 전가한 문재인 정부의 적반하장 태도에 숨이 막힌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야당이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 강력히 반대했던 임대차 3법을 졸속 처리하고 난 뒤에 남겼던 여당 법사위원장의 말은 지금도 널리 회자가 되다"며 '대한민국 국민이 평생 집의 노예에서 벗어난 역사적인 날'이란 문장을 언급했다.

그는 "집값을 잡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말을 믿고, 현 정권 초기 주택을 매도했던 분들은 돌이킬 수 없는 재산상 피해를 입었다"며 "재건축 단지 조합원에 실거주 2년 의무를 지우겠다고 발표한 뒤 1년 만에 이를 철회해 재건축 아파트의 전세 시장 안정성을 크게 훼손한 바 있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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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오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그러면서 "홍남기 부총리는 이런 정부의 책임은 외면한 채 부동산 시장 불안정의 책임을 국민께 전가시켜버렸다"며 "무려 스물 여섯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고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정부의 무능도 큰 문제이지만 정책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는 오늘의 모습은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저버린 행동"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미친 집값, 문재인 정부가 잘못해놓고 이제 와서 국민의 책임이라고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홍 부총리는 '부동산시장 안정은 정부 혼자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민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함께 협력해야 가능한 일이다'라고 했는데 듣는 국민은 참 어이가 없다"고 썼다.

그러면서 "지난 4년 동안 주택공급은 충분하다고 하면서 집값과 전월세 통계마저 엉터리로 조작 발표하고 세금과 규제로 미친 집값을 만들고 임대차 3법으로 미친 전월세를 만든 장본인이 누군가"라며 "문재인 대통령, 정부, 민주당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무능, 오만, 독선을 버리지 않고 잘못된 정책을 고집하니까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사려고 한 게 죄인가"라며 "임대차 3법으로 전월세가 오르고 집주인이 집 비우라고 하니까 더 멀고 더 좁은 전월세 찾아 헤맨 국민들이 무슨 죄가 있나"라고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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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국회의원(현 국민의힘)이 4일 경북 포항시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희망22 동해포럼 초청 특강에서 강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원희룡 제주지사는 "오늘 홍남기 부총리의 부동산 긴급담화는 아무 내용 없이 '국민 탓'으로 끝났다. 국민들의 불안심리가 첫 번째 문제고 허황된 수익을 기대하는 투기가 두 번째 문제라는 것"이라며 "공급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다. 정부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원 지사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국민 탓이 아니라 정부 탓"이라며 "임대차 3법을 강행하고 25차례나 부동산 정책을 쏟아내며 시장을 통제하려 든 게 문재인 정부 아닌가. 그럼에도 집값이 노무현 정부 이래 최대로 치솟았는데 그 책임을 국민에게 돌리는 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고, 내 집 마련이라는 국민들의 당연한 욕구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임대차 3법부터 당장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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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하우스 카페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대선출마 선언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당장 어제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임대차 3법 시행 1년간 평균 1억3000만원이나 올랐다는 조사가 발표됐지만 정부는 오늘도 뜬구름 잡는 다짐만을 반복했다"며 "과감한 규제완화, 임대차3법 폐지, 양질의 주택공급 확대와 시장에 대한 신뢰 회복 없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미래세대'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토위 야당 관계자는 "집값이 무한정 오를 순 없고 언젠가 떨어질 테니 그 때 가서 정부 경고 듣지 않은 책임으로 몰아붙이기 위해 명분을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등 재정정책의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국토위 여당 관계자는 "조만간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시그널이 읽혔다"며 "전반적으로 별 의미없는 내용들이 많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