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밝혀라" 눈물 글썽이며 父 유언 전한 최재형

[the300]

박종진, 박소연 | 입력 : 2021.07.09 05:03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2021.7.8/뉴스1

"대한민국을 밝혀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8일 별세한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의 유언을 이같이 밝혔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빈소가 마련된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돌아가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글씨로 남겨주신 말씀은 '대한민국을 밝혀라'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육성으로는 저에게 '소신껏 해라' 그게 아버님께서 제게 남겨주신 마지막 육성"이라고 말했다. 침통한 표정의 최 전 원장은 눈물을 글썽거렸다.

최 전 원장은 '부친이 정치참여에 반대한다는 우려도 있었다'는 질문에는 "좀 신중하게 선택해라 이런 말씀도 하시고 그랬다"고 답했다.

정치참여의 결심을 한 배경에는 "아버님께서 떠나고 처음 모시는 시간이라 이 정도로 말씀드리겠다. 양해해달라"고만 밝혔다.

최 전 원장은 지난달 28일 감사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강원도 등에 머물면서 고심을 이어오다가 이달 6일 부친의 상태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서울로 올라왔다. 최 전 원장은 정치참여의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권출마 선언과 국민의힘 입당 등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부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은 대표적 '6.25 영웅'이다. 한국전쟁 발발 직후 대한해협해전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지난해 11월5일 서울 영등포구 해군호텔에서 진행된 '바다사랑 해군 장학기금 전달식에서 6ㆍ25전쟁 대한해협해전의 영웅 최영섭(예비역 해군대령) 한국해양소년단 고문(왼쪽)이 부석종 해군참모총장(오른쪽)에게 해군 전사ㆍ순직자 자녀를 돕는 데 써달라며 바다사랑 해군 장학기금 3,000만원을 전달하고 있다. (해군 제공) 2020.11.5/뉴스1

최재형 측 "尹과 경쟁해야, 지지율 주워먹기 할 성정 아냐"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퇴근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 전 원장의 한 측근은 지난 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강원도에 숙고하러 갔으니 마음을 정리했을 것"이라며 "아버지가 위중하단 연락을 받고 급히 서울에 왔다"고 전했다.

그는 "대선에 출마하는 쪽에 가깝다고 본다"며 "사람 마음이 바뀔 수도 있긴 하지만, 결혼식 전날 파토내기도 하지 않나"라고 언급했다.

최 전 원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 추이를 주시하고 있을 것이란 일각의 관측엔 "그렇게 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싸워서 떨어뜨려야지 떨어진 다음에 주워먹기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나"라고 했다.

그는 "같이 경쟁해서 국민들이 이 사람이 더 낫겠다고 해서 지지율이 옮아가면 그게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윤석열 지지율 떨어지면 그 때 나서볼까, 그런 성정은 전혀 아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더라도 사명감을 갖고 한다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사원장 사퇴에 대한 청와대를 비롯한 일각의 비판에 자중모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위축될 일은 아니다"라며 "감사 내용으로 비판하는 게 아니라 감사를 왜 했냐고 쓸데 없는 말해서 일하기 어렵게 만들어 놓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다만 "시간이 많지 않다"며 "정치 선언을 하려면 준비를 해야 하니 한다. 왜 하려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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