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권 가르는 키워드...보수-진보 아닌 '친문-반문'

[the300][대한민국4.0 Ⅲ ]대통령<1>-⑤

내년 대권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가르는 가장 유효한 키워드는 '친문(親文)·반문(反文)'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친문-반문 구도가 내년 대선 가른다


20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여론조사업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이달 11~12일 동안 전국의 성인남녀 1321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유력 주자들에 대한 유권자들의 감정온도(호감도 수치)를 조사한 후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연구팀과 이를 다차원척도법(MDS·Multi Dimensional Scaling)으로 분석한 결과, 친문·반문 변수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감정온도는 대상에 대한 응답자의 감정을 측정하는 방식 중 하나다. MDS는 측정 대상을 유사성에 따라 다차원 척도상에 위치시키는 척도화의 한 방식이다. 유권자들이 비슷한 감정온도로 평가한 후보나 정당은 MDS를 통해 만들어진 2차원 평면에서 서로 가까운 위치에 놓이게 된다.

그 결과, 제20대 대선 후보 지형도를 나누는 주요한 축은 '친문 반문 여부'로, x축의 가장 왼쪽에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오른쪽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자리했다. 윤 전 총장 지지층의 가장 큰 공통점은 강한 반문 정서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왼쪽에 자리해, 그만큼 지지자들 성향이 극렬하다는 점을 드러냈다.

이번 조사를 지휘한 한 교수는 "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전 총장보다 보수적인 성향인데 더 왼쪽으로 찍히고, 안철수 대표와 x축이 거의 동일하다"며 "내년 대선에선 통상적 이념 축이 아닌 친문반문 구도가 작동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재명에 친문 지지 결집…尹 반문 성향 최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열린 '민주평화광장·성공포럼 공동 토론회'에 참석해 국민의례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여권 주자들 가운데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가장 '친문'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총리 순이다. '비문(比文)'으로 분류되는 이 지사와 나머지 주자들의 x축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한 교수는 "이미 여권 지지자들 중 상당수가 당선 가능성을 보고 이재명 지사 지지로 결속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올해 초 동일한 조사 결과에선 이 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x축 차이가 현재보다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면 강성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문 대통령 지지층과 거의 겹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야권 주자들 중엔 윤 전 총장 다음으로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반문 성향이 강했으며,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순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윤 전 총장과 지지층이 가까웠다.


문재인·윤석열 호감도 상쇄…극렬 지지층 영향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내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호감도(y축) 측면에서 보면, 노무현·김대중·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차기 대권 주자들에 대한 호감도는 낮게 나타났다. 이는 진영을 떠나 전직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인정이 폭넓게 이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내 주요 기업인 삼성·현대자동차 수준의 호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직인 문 대통령의 호감도는이보다 낮은 0에 가까운데, 이는 극렬 지지자와 극렬 반대자의 호감도·비호감도가 상쇄된 결과로 분석된다. 야권의 유력 주자인 윤 전 총장에 대한 호감도가 문 대통령과 유사하게 0에 수렴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주요 전직 대통령 중엔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가 가장 낮아, 기업으로 따지면 네이버·쿠팡 수준으로 나타났다. 차기 대권 주자들 중에선 여권의 추 전 장관과 야권의 홍 의원의 비호감도가 가장 높게 측정됐다.

한편 대권 주자들과 전직 대통령 지지층의 유사도를 분석해 봤을 때 밀접한 유사성은 드러나지 않았다. 여권의 제1 주자인 이 지사는 호감도 지수가 14.3으로 노 전 대통령(63.0)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이 지사 개인에 대한 지지보다는 당선 가능성이 높아 범여권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은 후보로 부각된다는 점을 드러낸다는 게 한 교수 설명이다.

윤 전 총장의 경우 박정희 전 대통령과 x축이 거의 유사해 반문이라는 측면에서 지지층이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윤 전 총장도 호감도 측면에선 박 전 대통령과 격차가 컸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도 개인에 대한 호감도보다 야권 후보 중 가장 가능성 있는 후보란 점이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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