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당권 주자들 첫 토론회… '대선경선·할당제·리더십'에 불꽃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 MBC 100분 토론회에서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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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3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홍문표, 조경태, 주호영, 이준석, 나경원 후보. /사진=뉴스1.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첫 토론회에서 대선후보 선출 방식과 공천 할당제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후보별 약점을 놓고 공방도 펼쳐졌다. 예비경선 1위를 차지한 이준석 후보에 대한 중진 후보들의 집중 견제는 없었다. 오히려 대선후보 선출 문제에서 홍문표·조경태 후보가 이 후보와 함께 스스로 힘을 키우자는 '자강론'을 펼쳤다. 나경원 후보는 정권교체를 이뤄내지 못하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대선후보 선출, 이·조·홍 "당 시간표 따라야" vs 나·주 "통합·영입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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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3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 앞서 생각에 잠겨 있다. 왼쪽은 주호영 후보, 오른쪽은 나경원 후보. /사진=뉴스1.

31일 밤 MBC '100분 토론'에 나선 당대표 후보들은 대선후보 선출방식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후보 경선에 앞서 당외 인사들의 영입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과 국민의힘이 주도권을 쥔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이준석 후보는 "서울시장 선거 때 정해진 시간에 버스를 출발시켰고 거기엔 나경원 후보가 탔고 밖에 있는 사람이 있는데도 출발시켰다"라며 "이렇게 했는데 진다는 근거는 어디에서 나오냐"라고 말했다. 주호영·나경원 후보가 당외 후보들을 영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경선을 시작할 경우 야권 단일후보 선출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 데 대한 반박이다.

조경태·홍문표 후보도 이 후보와 마찬가지로 당이 공정한 경선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후보는 "새로 뽑히는 당대표가 분명한 일정을 정해야 한다"라며 "타 후보, 외부 인사에 눈치를 살피다가 보면 시간을 놓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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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홍문표 후보가 3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스1.

홍 후보는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개인에 따라서 룰을 바꾸는 건 공신력을 잃고 다음에 대권을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처음부터 원칙을 지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주호영·나경원 후보는 당의 경선 시간표를 늦추더라도 모든 야권 후보들이 참여하는 경선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나 후보는 "서울시장 경선보다 훨씬 복잡한 게 대선이다"라며 "합당, 통합 문제도 있다. 스케줄을 빨리 정하면 통합 과정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주 후보는 "우리 당만 출발하면 그 때까지 준비되지 않은 후보들이 있다"라며 "후보 단일화가 굉장히 복잡하다. 버스가 제 시간에 출발한다고 하니 그게 자칫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대선을 치러질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경선이 공정하려면 룰은 엄격해야 하고 사람을 바라보고 하면 안 된다"며 "앵무새처럼 통합 통합 외친다고 통합이 된다면 그 쉬운 걸 왜 못하냐. 원칙대로 해야 통합이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준석 '공천할당제' 지적하자 나경원 '트럼피즘' 반격이 후보는 주호영·나경원 후보의 공천 할당제 공약이 공정하지 않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후보는 주 후보에게 "호남과 여성, 청년 할당제를 하면 60~70%에 해당한다"라며 "할당제라는 건 소수자 배려인데 60~70% 할당하면 뭐가 남느냐"고 물었다. 주 후보는 "호남에도 여성이 들어가면 산술적으로 높지 않다"며 "운영상 잘 배정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나 후보에게도 "지방선거에서 청년과 여성 할당제를 하겠다고 했다"며 "이미 지방선거에서 한 명을 여성으로 공천했다. 추가로 지방선거에서 청년을 배치하겠다는 건데 나 후보 지역구에서 어느 곳에 청년을 배치하겠냐"고 질문했다.

나 후보는 "선거구를 정할 필요가 없다. 청년 정치 확대를 위해 할당제 없이 청년이 쉽게 배치 가능하냐"고 말했다. 이 후보가 "거기에서 열심히 준비한 청년은 배제시켜야 하냐"고 재차 묻자, 나 후보는 "(청년이) 공정한 경쟁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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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가 3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스1.

나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분열의 리더십을 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직격탄을 던졌다. 나 후보는 "여성과 남성 나누고 세대 나누고 최근 한달 간 젠더 갈등 나눈 것도 일종의 분열의 리더십"이라며 "진중권 교수는 트럼피즘과 비슷하다고 했다. 트럼피즘은 백인 하층민의 분노를 이민자에게 향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가 21대 총선 국면에서 청년전략 공천자 17명에 포함됐다고도 언급했다. 나 후보는 "본인이 그 혜택을 받고 사다리 걷어차기 아니냐"며 "실력주의로는 진정한 공정을 이뤄내기 힘들다. 아직 기회가 공정하지 않다고 할 때 할당제는 그것을 보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호영, 나경원 향해 "강경투쟁 책임 느껴야"…홍문표 "조경태, 민주당 경력 미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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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주호영 후보가 3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스1.

주 후보는 나 후보의 2019년 원내대표 시절 강경투쟁 이력을 따져물었다. 나 후보는 당시 상황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주 후보는 나 후보에게 "강경 일변도 투쟁에 대해 후회하냐"고 물었다. 이어 "(2019년) 이 때 우리 당 지지도는 10%에 머물렀고 비호감도가 60%에 달했다"라며 "그렇게 투쟁했지만 전체적인 국민들의 지지는 낮았다"고 비판했다.

나 후보는 "강경 일변도로 말하는데 2019년은 굉장히 엄혹했다. 주 후보도 함께 하지 않았나"며 "그 시대에 맞는 리더십이 있다. 그 시대에는 저의 그러한 리더십이 요구될 때다. 그때는 그렇게 투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주 후보는 "패스트트랙, 공수처 저지하려고 강경 투쟁한 건 높이 인정한다. 그러나 34명이나 되는 우리 의원과 당직자가 재판을 받았다"라며 "너무 앞장서서 우리 의원이나 직원을 어렵게 사지로 몰아낸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나 후보는 그러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문재인 정권이 얼마나 극악한지 보여주는 것이다"며 "제가 원내대표 시절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된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홍문표 후보는 조경태 후보에게 "민주당에 있었던 당력을 자랑스럽게 얘기한다. 그건 부끄러운 것 아니냐"며 "미화하는 건 맞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조 후보는 "미화하는 건 아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것"이라며 "원래 갖고 있던 정당에 대해선 정당 구성원이 미운 건 아니다. 그러나 가치, 철학이 맞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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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조경태 후보가 3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뉴스1.

나경원 "정권교체 못하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나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정계 은퇴를 언급하기도 했다. 당대표로 선출되더라도 차기 대선에서 야권의 승리를 가져오지 못하면 정치권을 떠나겠다는 의미다.

나 후보는 "야권 통합 단일후보를 만들어서 정권교체에 승리하지 않으면 나경원은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며 "연어는 알을 낳고 제 몸을 내줘 자기 새끼의 자양분이 된다. 나경원이 정권교체 자양분이 되겠다"고 말했다.


"로스쿨, 돈 있는 사람들만…" 국민의힘, 사시 부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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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3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홍문표, 조경태, 주호영, 이준석, 나경원 후보. 2021.5.31/뉴스1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사법시험 부활'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제도가 다양한 법조 인력 양성이라는 당초 취지를 잃고 부잣집 자녀들의 현대판 '음서제'로 전락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조경태 후보는 31일 밤 MBC 100분 토론에서 "로스쿨 제도는 현대판 음서제도"라며 "돈 있거나 백 있는 사람들만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는 "사법시험 제도를 반드시 부활시킬 것"이라며 다른 후보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홍문표 후보는 "우리 당에서 정권을 잡는 수권 정당이 되려면 공개적으로 토론해야 한다"며 "각자 이야기하다 보니 충돌하고 애를 먹는다"고 밝혔다.

판사 출신인 주호영 후보는 "로스쿨이 애초에 설계했던 대로 외국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이런 법조인을 기르는 게 아니라 여전히 사법시험과 다를 게 없다"며 "가정이 부유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이런 제도라면 사시 부활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역시 판사 출신인 나경원 후보도 "로스쿨이 본래 취지대로 운영이 안 된다"며 "저희가 사법시험 부활하는 것을 같이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러나 기존 로스쿨 제도를 어떻게 할 것이냐, 이것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사법시험을 부활시키고 로스쿨 제도를 그대로 두면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미 로스쿨이 긍정적 작용에 비해 음서제로 변질된 부분이 크다"며 "방통대 로스쿨 도입 등 여러 가지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