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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와 경선 후보인 우원식, 홍영표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개표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송 대표는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35.60%의 총득표율을 기록, 홍영표·우원식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최고위원으로는 김용민·강병원·백혜련·김영배·전혜숙 의원(득표순)이 당선됐다. 2021.5.2/뉴스1

재보궐 선거의 참패 이후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새 당대표로 변화를 외친 송영길 의원을 선택했다. 그러나 친문(친문재인) 핵심으로 꼽히는 홍영표 의원과의 차이는 겨우 0.58%포인트. 재보선 이후 친문 당원들의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홍 의원으로 막판 표결집이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송 신임 당대표는 권리당원과 국민 여론조사에서 홍 의원에게 뒤졌지만 대의원과 일반당원 여론조사에서 앞서며 박빙의 차이로 당대표에 당선됐다.

송 신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와 당원·국민 여론조사 합산 결과 35.60%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송 대표와 홍 의원이 각각 35.95%와 36.62%를,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34.70%와 37.36%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대의원 투표에선 송 대표가 34.97%를, 홍 의원이 33.47%에 그쳤으며 일반당원 여론조사에서는 송 대표가 40.38%로 홍 의원의 31.41%로 크게 앞섰다.

이번 전당대회의 총 투표 합산 비율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국민 10%, 일반당원 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대의원에서 승리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올해 초 당대표 선거를 준비하기 시작할 무렵엔 인지도와 전국 조직력이 뒷받침되는 송 대표가 홍 의원이나 우원식 의원을 앞서나간다는 평가가 많았다. 송 대표는 당대표 출마가 세번째로 그동안 출마 경력이 쌓여 나머지 두 의원들에 비해 유리한 고지에서 출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다선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28%의 득표를 한 게 있기 때문에 28%플러스 알파로 출발한다고 봐야한다"며 "거기서 7~10% 정도 더 받는 싸움"이라고 분석했다.

그에 비해 최종적으로 35.6%의 득표를 했다는 것은 경쟁자들의 추격이 상당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의원의 지명도나 당권 도전 횟수를 감안하면 예상보다 상당히 고전을 펼쳤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재보선 참패 결과가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 쇄신을 촉구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기보단 친문 지지자들의 위기의식을 자극하며 오히려 내부의 결집, 단결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강화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민주당 이름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송 대표보다는 친문색을 강조하고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내세운 홍 의원으로 친문 성향 지지자들이 막판 결집하며 자칫 당 대표 결과가 뒤집어질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의 선거 결과에선 이같은 추세가 여실히 나타났다. 초선의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위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초선으로 1위로 당선됐던 것과 비슷한 결과다. 검찰개혁에 대한 선명성이 친문(친문재인) 권리당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문자폭탄' 논란이 친문계 의원들의 반발을 사면서 다소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조 의원이 언급한 이른바 '전대 성공 방정식'이 또한번 증명된 셈이기도 하다 . 조 의원은 김 의원이 '문자폭탄'을 "더욱 권장해야한다"고 말한 것을 들어 박주민·김종민 의원에 이어 "'전대 성공 방정식'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과대 대표되는 강성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아 전당대회에서 1위를 하는 것을 말한 것이다.

결국 당내 여론이 이들 강성 지지자들에게 휘둘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당심과 민심이 멀어지게 된다는 점을 비판한 것인데 이번 전당대회 결과 역시 친문 강성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다시 한번 증명된 것으로 신임 당대표가 쇄신 방향을 설정해 나가는 데 있어 풀어야 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당 지지도와 전당대회에 대한 전반적 관심도가 떨어지면서 강성 당원들의 영향력은 오히려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고위원 후보 중 유일한 호남 지역구인 서삼석 의원이 탈락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호남 지지도는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