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짜르' 부재 곳곳서 긴장…'포스트 김종인' 체제 어디로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4.7 재보궐선거를 마지막으로 퇴임하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참석을 마지막으로 국회를 나서고 있다. 2021.4.8/뉴스1

김종인 위원장이 물러나며 구심점이 사라졌다. 국민의힘 안팎에서 긴장감이 새어 나온다. 안에선 초선과 중진 의원들이 묘한 신경전을 벌인다. 밖으론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을 직격했다.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행동 나선 초선들 "특정 지역 배제는 아니지만 도로영남당은 안 돼"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4·7재보선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은 4.7 재보선 승리 직후부터 움직였다. "승리에 취하지 않고 당을 개혁해 나가겠다"며 집단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 특정 지역 정당이라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대목이 문제가 됐다. '특정 지역'이 사실상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당장 "해당 지역 중진은 당 전면에 나서지 말라는 메시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구가 지역구인 주호영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이 "영남 정당의 한계가 뭔지 모르겠다"며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이 되자, 이런 뜻으로 이해하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비쳤다. 울산 남구을의 김기현 의원도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국적으로 당의 지지도를 확보하려고 노력을 해야 한다는 차원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선의원들은 당위론적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은 경계하면서도 "젊고 개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당권을 잡고 원내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정 지역을 콕 집어서 나오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당의 변화를 위해 인적 쇄신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수도권 한 초선의원은 "특정 지역이나 누구를 배제하는 건 아니지만 특정 지역·특정 계파·특정 세대 등 올드한(낡은) 분위기로 가면 국민의힘은 또 희망이 없으니까 젊은 리더십으로 개혁을 하자는 것"이라며 "당권과 원내대표를 둘 다 당 주류인 TK·PK가 하면 도로영남당이다. 그걸 국민이 좋아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성명서의) 키워드는 전국정당 지향과 세대교체"라며 "누구는 결코 안 된다, 이런 건 없지만 개혁을 바라고 세대교체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면 (당내 주류가) 거기에 협조하고 이해하는 자세를 보였으면 좋겠다는 말들을 (초선들이) 한다"고 밝혔다.


"득보단 실이 많다"… 홍준표에게 향하는 화살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4.12/뉴스1

초선과 중진들의 묘한 신경전이 당 밖의 홍준표 무소속 의원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국민의힘 초선의원 일부가 홍 의원 복당에 문제의식을 느끼면서다. 선거 대승 후 국민으로부터 당 혁신의 기대를 받고 있는데 보수기득권 이미지가 강한 홍 의원이 복당하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이에 홍 의원은 11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복당 문제에 대해서도 일부 계파 초선의원들이 반대한다고 하길래 대선후보 경선 때 나를 반대하고 다른 후보 진영에서 일하면 되지 한국 보수의 적장자인 나를 굳이 들어오는 것 조차 반대할 이유가 있느냐고도 했다"며 반발했다.

김재섭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the300과의 통화에서 "(홍 의원 SNS를 보고) 우리 당이 무슨 혈통 정당도 아니고 군주정이나 세습 정당도 아닌데 무슨 적장자를 운운하고 있느냐고 (일부 초선의원이) 얘기했다"며 "목소리를 안 내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초선들 중에는 (홍 의원 복당 반대에) 뜻을 같이하는 분들이 많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초선의원은 "(홍 의원 복당의) 득과 실을 생각할 때 과연 득이 있겠느냐 생각은 든다"며 "(홍 의원) 이미지가 중도에 어필되는 이미지가 아니다. 이번 선거에서 20대와 30대가 우리를 도와줬는데 (홍 의원 복당으로) 그들을 실망시킬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삐걱대는 야권대통합… 국민의힘 전당대회 먼저 할까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4.12/뉴스1

합당 문제로도 당 외부에서 설전이 오갔다. 포문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먼저 열었다. 김 전 위원장은 11일 언론사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바깥을 기웃거리지 말고 내부를 단속해서 자생력을 갖는 정당이 돼야 한다"며 안철수 대표가 있는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배현진 의원이 같은 날 자신의 SNS에서 "홍준표 무소속 의원, 안 대표 등 우리의 식구들이 건전한 경쟁의 링으로 함께 오를 수 있도록 당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맞받았다.

장제원 의원도 12일 SNS에서 김 전 위원장을 겨냥해 "이미 야권이 하나가 되기로 하고 선거를 치뤘는데 ‘통합이냐 자강이냐’ 를 놓고 논란을 벌이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은 홍 의원, 안 대표 등이 차기 전당대회에서 함께해 '야권 대통합'을 이루는 것에 방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합당 문제를 놓고 서로를 향해 밀고 당기기를 지속하고 있다. 주 권한대행은 12일 비상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의견을 요청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안 대표도 이날 "오늘부터 시도당부터 시작해 당원들의 의사를 묻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공식적 입장이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두 정당의 '밀당'이 계속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선 전당대회를 먼저 하고 이후에 합당 논의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에 대해선 차기 지도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전당대회 치르고 나서 합당 논의를 하는 게 맞다. 비대위 상황에서 합당 논의를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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