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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가 3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같은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영등포구 영등포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3.30/뉴스1

"더 겸허하게 서울시민을 섬기겠습니다. 사전투표일, 꼭 투표해 주십시오"(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번 선거 사전투표가 승부를 가릅니다. 투표율이 올라가면 무조건 승리합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장을 던진 여야가 한 목소리로 지지자들을 향해 '사전투표'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선거 본투표일은 법정공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주말이 포함된 2~3일 사전투표일에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계산이 깔렸다.

통상 사전투표는 젊은층 참여가 많은 만큼 진보정당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받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는 해석이 나온다. 2030 청년 표심이 야당 후보에 쏠리고 있는 만큼 사전투표가 미칠 영향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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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에서 가진 집중유세에서 기호 1번을 표시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03.30. photo@newsis.com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사전투표일을 이틀 남긴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동산 문제와 관련 "여러분의 화가 풀릴 때까지 저희는 반성하고 혁신하겠다"며 "국민 여러분의 현명한 선택을 간곡히 부탁드린다. 이번 금, 토요일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해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사전투표하고 일해요'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지난 29일 중앙선대위회의 전 김태년,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해당 슬로건을 외치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는 퍼포먼스에 동참하기도 했다. 박 후보 역시 최근 집중유세 현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사전투표를 꼭 해달라"고 요청하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사전투표 방법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

지금까지 높은 사전투표율은 진보정당 득표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여겨졌다. 사전투표가 직장인과 대학생 등 진보성향 유권자가 많은 젊은층의 투표 참여를 늘릴 수 있어서다. 역대 최고인 26.69% 사전투표율을 기록했던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압승을 거뒀다. 민주당이 승리했던 2018년 지방선거와 2017년 19대 대선 당시 사전투표율도 각각 20.14%, 26.06%로 20%를 넘겼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 역시 핵심 지지층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사전투표가 중요하다고 판단한다.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사전투표를 하면 안 할때보다 투표율이 5~8%까지 높아진다"며 "그 투표(사전투표)에서는 우리가 압도적으로 이긴다. 지난번 총선 때도 사전투표를 개표하면서 당락이 뒤집어진 곳이 많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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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03.30. photo@newsis.com

하지만 이번 선거에선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으로 부동산 민심이 돌아서면서 연령별 지지율 판세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진보성향으로 분류됐던 2030세대의 오 후보 지지 쏠림 현상이 확인된다. 리얼미터가 YTN·TBS 의뢰로 지난 29~30일 서울시장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20대(박 후보 24.4% vs 오 후보 45.4%)와 30대(34.7% vs 50.2%) 모두에서 오 후보가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자신감을 얻은 국민의힘은 사전투표를 포함해 전반적인 투표율이 높아질 수록 유리하다고 본다. 청년층 뿐만 아니라 대부분 연령대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현재 여론조사 결과를 실제 투표로 반영할 수 있어서다. 민주당이 탄탄한 조직력을 기반으로 지지층 결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반 민심이 투표 결과로 이어지려면 투표율이 최대한 높아져야 한다고 본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 역시 사전투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30일) 입장문을 내고 "4월 2~3일 진행되는 사전투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사전투표에 대한 일각의 우려가 있다. 하지만 정권심판이라는 민심의 큰 흐름 속에서 우리 국민의 위대한 힘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사전투표에 적극 참여하셔서 문 정부를 엄정하게 심판해주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오 후보 역시 SNS를 통해 사전투표 방법을 안내하며 동참을 요청하고 있다. 오 후보는 "대한민국의 투·개표 시스템을 믿어달라"며 최근 국회를 통과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일명 '사전투표 관리 강화법'을 홍보했다. 지난해 총선 이후 일부 보수 유권자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사전투표 조작설'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켜 동참을 유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도 이번 선거에선 사전투표율에 따른 유불리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고 본다. 김동영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이사는 "과거엔 20~40대 저연령층이 사전투표장에 대거 몰려와 민주당에 유리한 구도가 만들어졌지만 현재는 표가 분산되고 있어 누가 유리한지 명확히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여권은 3040의 참여를 늘리면 불리한 구도를 개선할 수 있고, 야권도 2030이 투표를 주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사전투표를 해달라고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