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 10년간 중고차 시장 진출금지法 나온다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10년간 금지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시장 규모만 20조원에 달하는 중고차 매매업의 독점 우려를 해소하는 동시에 영세업자들의 생존권도 보호하는 취지다. 그러나 소비자 선택권 제한과 함께 이미 중고차를 팔고 있는 수입차 업체와의 역차별 등의 문제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현대차 10년간 중고차 시장 진출 금지"…기존 중고차 업계엔 책무성 강화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산자위)에 따르면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이번주 '중고자동차 매매시장의 상생협력에 관한 법률안'(중고차매매상생협력법),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자동차관리법개정안) 등 2개의 법안을 발의한다.

중고차매매상생협력법은 10년간 자동차제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을 금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중고차매매업상생협력위원회'가 규제 종료 2년 전부터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매매 겸업 금지에 대한 타당성과 상생협력방안을 협의하고 이를 토대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규제 연장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중고차 시장에 완성차 업체의 신규 진입을 막는 대신 기존 매매업자에 대한 책무성은 크게 강화했다. 자동차관리법개정안은 △허위매물 제공자 공표 △3배 한도의 징벌적 손해배상·과징금 부과조치 △중고차 1개월 보증 △중고차 매매정보시스템 구축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번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연간 약 400만대(약 20조원)에 달하는 중고차 시장에서 특정 업체의 독과점 가능성이 원천 차단될 것으로 조 의원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5만5000여 명으로 추정되는 종사자들이 거리로 내몰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벤츠도 파는데…현대차만 제한하는 것은 역차별"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처음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SK엔카를 운영하던 SK그룹은 사업을 매각하기도 했다. 2019년 2월 관련 기한이 끝났음에도 중소벤처기업부는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를 이유로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2019년 11월 '중고차 매매업은 생계형 적합업종에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냈으나 중기부는 여태 결론을 미루고 있다. 이러는 사이 지난달 중고차 업계는 정부와 여당이 추진한 '중고차 상생협력위원회' 참여를 거부하는 등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이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규모에 비해 판매자와 소비자간 정보 비대칭성으로 질이 떨어지는 물건이 주로 유통되는 '레몬마켓'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자동차 업계는 소비자의 폭넓은 선택권을 보장·보호하기 위해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반드시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국에서 조 단위의 매출을 기록하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수입차 업체는 대부분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현대차만 진출을 제한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북미와 유럽 등 주요국에서 신차와 함께 중고차를 판매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며 "완성차업체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투명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믿고 살 수 있는 고품질의 중고차를 공급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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