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후폭풍' 있는데 또 만든다…與 '공공기관 난립 방지법' 추진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원들이 전북 전주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북본부의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 이달 22일 한국토지주택공사 전북본부 입구가 굳게 잠겨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국민 혈세가 투입되는 공공기관들이 중복 우려에도 ‘우후죽순’ 격으로 설립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입법이 추진된다. 국고가 수반되는 공공기관 신설 법안은 재정당국으로부터 타당성 의견을 받도록 한 것이다.

국회 상임위원회가 신설 공공기관을 산하기관으로 두는 주무부처 의견을 정부 측 입장으로 갈음하면서 제대로 된 심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LH(한국주택토지공사) 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이후 공공기관의 감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인 결과다.



'21대 국회' 첫 해…여야 '공공기관 57곳' 신설법안 쏟아내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같은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국고가 투입되는 공공기관 설립 법안은 기획재정부로부터 타당성 의견을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법안에 정부 출연 근거가 규정된 기관 △정부지원액이 총수입액의 2분의 1를 초과하는 것으로 추계된 기관 △정부 등이 자본금의 30% 이상을 출자하는 기관 등이 대상이다.

21대 국회 들어 우후죽순 격으로 발의되는 공공기관 신설법안에 대한 우려를 반영햇다. LH 사태를 계기로 공공기관 비위 행위 및 방만 운영에 대한 국민 시선이 싸늘한 가운데 ‘마구잡이식’ 공공기관 설립으로 유사 LH 사태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정 의원실에 따르면 21대 국회가 개원한 지난해 5월30일부터 같은해 말까지 발의된 공공기관 신설법안은 모두 57건으로 파악됐다. 20대 국회 초반인 2016년 5월부터 같은해 말까지 공공기관 신설법안 발의 건수가 한 건도 없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다음해인 2017년에도 총 6건의 공공기관 신설법안이 제안되는 데 그쳤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폐공사 등 종합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있는데 또 만든다…"공공기관 9곳, 중복 정도 심하다"



더 큰 문제는 중복 우려다.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1대 국회에서 입법으로 제안된 공공기관 9곳이 중복 정도가 심하거나 비용 과대 기관으로 분석됐다.

고도역사문화환경연구재단 설립을 위한 고도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이 대표적이다. 해당 법안과 재단 설립이 기존 국립문화재연구소 기능과 중복 우려가 있다고 기재부는 분석했다. 그럼에도 해당 법안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의결을 거쳐 법제사법위원회 논의를 앞두고 있다. 법사위에서도 처리되면 국회 본회의 의결 수순을 밟는다.

또 △비대면중소벤처기업진흥원(이하 신설 제안 기관)-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기존기관) △한국보건의료정보원-사회보장정보원 △식품의약품진흥원-식품안전정보원 △한국특허기술진흥원-특허정보원 △국립자연유산원-한국문화재재단 △한국대중음악자료원-콘텐츠진흥원 △지역사회혁신종합지원센터-지방행정연구원 △치안산업진흥원-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등이 중복이나 과대 비용이 우려된다고 조사됐다.

이 외에도 소상공인복지진흥원 설립과 소상공인 활동 지원, 보험료 지원 등을 위한 소상공인복지법(기존 소상공인진흥공단과 중복 우려) 등 20건의 공공기관 신설 법안도 이와 유사한 우려가 있는 법안으로 꼽혔다.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기' 식 심의 끝내야



'정일영 안'은 공공기관 신설을 위한 입법 과정에서 재정당국 역할을 명시하면서 그동안 관련 논의가 사실상 소관 상임위에서만 이뤄지던 한계를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상임위 법안 심의에 참여하는 각 정부부처는 산하 기관 신설에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점에서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격'이라는 뒷말이 끊이질 않았다.

정일영 의원은 “반드시 필요한 공공기관 설립은 중요하나 중복과 비효율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정안을 통해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국회의 심의 기능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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