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샌드박스 해소 창구 자처한 최태원…'샌드박스 5법' 통과할까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6일 서울 용산구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규제혁신추진단 현장정책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3.16/뉴스1
"규제를 바꿀 수 있는 근거와 데이터를 찾아내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정치권, 즉 받는 쪽 입장에서도 사회 전반에 좋다고 하면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오는 24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으로 공식 선출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 규제 샌드박스 해소 창구 역할을 자처한 가운데 이달 국회에서 '샌드박스 5법'이 통과될지 관심이 쏠린다.

여당은 지난달 관련 법들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화력을 집중해 3월로 넘긴 상태다. 이번에는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여당의 의지와 달리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가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탓에 이달 처리 역시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기업을 옥죄는 잇따라 발의했던 여당은 올 들어 규제혁신에 시동을 걸고 '친기업 정당' 이미지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퇴임 2개월을 앞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벤처업계와 만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여당은 샌드박스 5법을 통해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하고 핵심 신산업을 육성하는 방식으로 기업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이 법들은 정보통신융합법·산업융합촉진법·지역특구법·금융혁신법·행정규제기본법이다. 신산업분야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출시할 때 기존 규제를 면제·유예하는 내용이 골자다.

김 직무대행은 샌드박스 5법과 관련해 △"특례기간이 끝나면 사업이 중단될 것을 우려하는 기업이 많다"(1월20일) △"규제 혁신의 문을 활짝 열고 신산업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겠다"(2월17일) △"규제혁신은 하면 좋고 안 하면 그만인 형식적 법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선도형 경제 추진을 위한 필수적 생존과제"(3월3일)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규제 때문에 벤처가 기회를 상실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3월16일)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회 통과를 강조해왔다.
대한상의 회장 취임을 앞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스타트업 대표들과 만나 규제 샌드박스 논의를 하고 있다/사진=대한상의 유튜브
그러나 예상치 못한 LH 사태가 입법 우선순위를 갈아치운 게 변수다. 여당은 국민적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책임론이 청와대까지 번지자 '공직자 투기 및 부패방지 5법'을 최우선 입법과제로 올려놓은 상태다.

샌드박스 5법이 이달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규제 샌드박스 민간창구인 대한상의 역할론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특히 최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으로 내정된 이후 첫 행보가 샌드박스 행보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당시 최 회장은 "입법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기업인)처럼 돈이나 효율성을 따지는 것보다는 몇 사람에게 편익이 돌아가는 것인지를 생각하는 분배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며 "'이 규제가 정말로 필요한 것이었나', '이걸 이렇게 바꾸면 더 좋은 게 되지않나' 등 이것까지 살펴서 논의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샌드박스 5법 등 규제 혁파를 통한 경제 활성화 의지에는 변화가 없다"며 "'공정경제3법'과 '중대재해처벌법' 등으로 소원해진 재계와 함께 호흡하는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