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모양 국산 전투기, 22만개 부품으로 날개짓 준비한다

[the300][르포]사천 'KF-X' 공장은 지금…드론 쏘는 헬기까지 '방산 국산화' 현장

KF-X 시제 1호기. /사진제공=방위사업청

#지난달 24일 방문한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천공장 고정익동. 90% 이상 조립된 KF-X(한국형 전투기) 시제기 1호 앞에 직원들이 트레일러를 끌며 몰려왔다. 기체에 설치돼 있던 엔진을 꺼내 다른 곳에 옮기기 위해서다. 기체를 회색 계열로 도색하는 과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엔진을 미리 빼두는 작업이다.

오는 4월 롤아웃(출고) 행사를 앞둔 KF-X 시제 1호기가 막바지 공정에 들어갔다. 아파트 4층 높이인 11.2m의 날개들은 이미 기체와 결합돼 있는 상태였다. 단좌형(1인승)인 시제1호기의 조종석도 눈에 들어왔다. 날개·공기 흡입구 형상은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인 F-22나 F-35를 연상시켰다. 스텔스 전투기가 아님에도 향후 스텔스 전투기로 개량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디자인이다. 

볼트·리벳·너트와 같은 표준품이 22만여개, 배관 1200여개, 구조물 7000여개, 전자장비·기계장치 550여개가 기체 제작에 투입된다. 조립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됐다. 개발비(8조5000억원)와 양산비용(9조6000억원)을 합해 18조1000억원이 들어가는 '단군 이래 최대 무기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사업의 첫 시험 비행체다. 4월 롤아웃을 거쳐 지상시험 이후 내년 시험비행에 들어간다. 



대한민국 첫 국산 전투기…4월 시제기 롤아웃 '역사적 이벤트'



KF-X 시제 1호기. /사진제공=방위사업청

사천공장에서 만난 정광선 방위사업청 한국형전투기사업단 단장(공군 예비역 준장)은 롤아웃의 의미에 대해 "실체를 형상화시킴으로써 연구했던 것이 정말 성능이 나오는지 검증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처음으로 개발하는 전투기라는 점에서 기념비적인 이벤트"라고 말했다.

이곳에선 1호기를 포함해 시제기 4기에 대한 조립이 거의 완성된 상황이었다. 방사청이 KAI에 KF-X 사업을 발주(2015년)한 뒤로 6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국산 전투기 개발 발언(2001년)을 한 것을 기점으로 20년 만의 일이다. 

첫 국산 전투기인 KF-X의 시제기 제작 목표는 8기다. 단좌·복좌형 시제기 6기와 정적 구조시험용·내구성 구조시험용 기체가 각각 1기씩 제작된다. 기체 개발은 시제기의 비행 시험 등을 거쳐 2026년 완료된다. 이후 우리 군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1차 양산 40기, 이후 2032년까지 2차 양산 80기 등 총 120기의 KF-X를 보유한다는 목표다.

한번에 수백개 표적을 탐지,추적, 격추하기 위한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국방과학연구소·시제 : 한화시스템)와 같은 전투기 주요 장비도 차례차례 국산화된다.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는 한화시스템, 통합 전자전 체계는 LIG넥스원이 참여하는 등 국내 협력업체들도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드론 탑재까지 구상…헬기 국산화도 공들여



LAH 시제기 기동비행. /사진제공=방위사업청
방사청은 공격헬기의 국산화에도 나섰다. 6643억원을 투입해 2023년까지 육군의 노후 공격헬기(500MD·AH-1S)를 대체할 공격헬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에 따라 개발된 LAH(소형무장헬기) 시제기들도 사천공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최대 20km까지 측정 가능한 기술이 적용된 표적획득 지시장치(TADS), 항공기 상태를 감시하고 고장 분석, 진단 등을 위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HUMS(상태감시장치) 등 장비를 갖춘 헬기로 내년 양산에 들어간다. 국산화율은 60% 선이다. 

국내 기술로 만든 최초의 공격헬기이면서 다양한 확장성을 갖춘 헬기로 개발되고 있다. 특히 내부 공간에 캐니스터(발사관)를 통해 발사할 수 있는 드론들을 탑재하는 방안까지 논의된다. 

이보형 방사청 헬기사업부장(육군 준장)은 "(군 병력의 감소로) 대단히 확장된 구역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데 LAH가 군단의 핵심기동타격전력이 될 것"이라며 "미래 전투상황은 유·무인복합으로 (예상돼) 직접 가지 않더라도 전술적 효과를 거둘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IT(정보기술) 경쟁력을 접목하면 경쟁력 있는 임무수행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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