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영권 침해 발언까지…野 'CEO 청문회' 주도권 의식했나

[the300]

정치권의 기'업 때리기'가 과도한 경영권 침해 수위를 넘나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무총리가 기업 간 분쟁에 합의를 종용하는가 하면 여당 지도부는 국민연금에 대해 특정기업의 주주권 행사를 거론하고 나섰다. 

오는 22일 국회에서 열리는 '기업인 청문회'를 앞두고 증인 채택 이슈를 야당에 빼앗긴 여당의 전략적 계산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輿, 국민연금 향해 "포스코 스튜어드십코드 제대로 시행하라"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여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특정 대기업을 겨냥한 날 선 공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큰 틀에서 산업별 문제점을 지적한 적은 있지만 당 대표가 직접 기업명까지 거론하며 저격한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15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포스코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포스코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국민기업이 되도록 스튜어드십코드를 제대로 시행해 줄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작심 비판은 유독 포스코에서만 산업재해 사망자가 끊이지 않는 것을 언급하면서 나왔다. 앞서 10일에는 김태년 원내대표와 노웅래 최고위원이 고용노동부에 '포스코 산재 관련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촉구하는 등 당 지도부에서 연일 산재 이슈 부각에 나섰다.

중대재해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지난달 국회를 통과했음에도 산재가 끊이지 않는 기업은 지적받아 마땅하다는 여당의 입장에 재계도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 과정에서 유력한 대선주자인 여당 대표가 국민연금을 향해 포스코에 대한 스튜어드십코드 행사를 압박한 것은 경영권 흔들기 측면이 크다고 우려한다.


野 환노위 '기업인 청문회' 주도…재보선 앞두고 노동계 표심 겨냥?


여당 지도부가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배경은 22일로 잡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산재 기업인 청문회'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시국회에서 대기업 CEO(최고경영자)가 무더기 출석(9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포스코 그룹에서는 포스코와 포스코건설 대표가 동시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특히 이번 청문회는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주도했다. 당초 증인 명단에 없었던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임 의원과 함께 강은미 정의당 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여당의 대(對)기업 강경 노선은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노동계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환노위 관계자는 "증인 채택 기준이 여야간 다소 달라 어느 기업은 빠지고 어떤 기업은 막판에 추가됐다"며 "야당이 청문회를 제안하고 전반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권 경쟁자인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2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전에 대해 "너무 법적인 쟁송만 하지 말고 좀 빨리 '세틀'(해결)을 하는 게 좋다"고 양사간 합의를 종용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국민의힘이 CEO들에게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 출석을 요구한 날이다. 정 총리의 발언은 기자들의 질문에서 나왔지만 수조원이 걸린 글로벌 기업간 영업비밀 침해전에는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당분간 몸을 사릴 수 밖에 없는 처지"라면서 "기업인 망신주기 청문회가 되풀이 되는 것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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