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사망 오뚜기는 빠지고 '0명' LGD는 부른 산재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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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송옥주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1.14. photo@newsis.com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이달 말 대기업 CEO(최고경영자)를 무더기로 호출해 '산업재해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한 가운데 증인 채택 기준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당초 대표 업종별로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주로 발생한 업체 위주로 소환하기로 했지만 산재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LG디스플레이가 막판 추가됐기 때문이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대기업을 불러들여 노동계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더불어민주당이 작성한 '산업재해 기업에 따른 사건 증인 요구(국민의힘) 검토의견'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업종별 주요 사망사고 사업장' 명단에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은 여당에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에 대한 증인 소환 협의를 요청했다. 이 기간에 산재 사망자가 발생한 중견 건설사 6개사는 제외된 반면 LG디스플레이는 뒤늦게 포함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산재보상승인 기준으로 자체 조사한 '2020년 발생 업종별 주요 사망사고 사업장'은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와 관련된 ㈜건우가 38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오뚜기물류서비스㈜양지물류센터도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최종 증인 명단에서 중소·중견업체는 모두 빠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검토의견을 통해 "국민의힘에서 협의 요청한 최근 2달간 대상사업장을 국한하는 근거가 미약하고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며 "대상사업장 선정에 명확한 기준 제시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여야는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해 대기업 CEO 9명 소환에 합의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파주사업장에서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발생해 현재 2명이 중상을 입은 상태이나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오뚜기 등이 빠진 것과 비교하면 증인 채택을 놓고 형평성 논란은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환노위 관계자는 "사회적 이슈가 큰 업체는 검찰 조사나 재판이 끝나고 있는 만큼 새롭게 들여다볼 게 없다고 판단했다"며 "중대재해법이 발의되고 실질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기업들 위주로 증인을 불렀다"고 말했다.

재계는 LG디스플레이가 최근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4대 그룹'이라는 이유로 증인에 채택된 것으로 본다. 환노위 야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LG디스플레이 호출을 강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는 22일 열리는 청문회에서 안전 담당 임원 등 실무 책임자가 아닌 대기업 CEO가 무더기 소환된 만큼 결국 기업인 면박주기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재계에서 나온다. 특히 야당에 '대기업 CEO 호출' 이슈를 빼앗긴 여당이 뒤늦게 합류해 노동계 표심 잡기에 나섰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임시국회에서 CEO들이 대거 소환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선거를 앞두고 결국 기업인들에 대한 압박 수위을 높이겠다는 것 아니겠냐"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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